인터뷰/예측
일반 상대성 이론의 기본 원리 – 딥마인드 아담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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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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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브라운 인터뷰 상세 정리
일반상대성이론을 첫 원리부터 이해하기
1. 일반상대성이론은 왜 아름다운가
진행자:애덤 브라운은 현재 Google DeepMind에서 과학과 추론 문제를 연구하는 BlueShift를 이끌고 있다. 그전에는 스탠퍼드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며 우주론, 끈이론, 일반상대성이론 등을 연구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흔히 인간 정신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고 불린다. 대학원 수준의 20회 강의를 듣지 않고도, 일반인이 그 핵심과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애덤 브라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양자역학과 함께 20세기 물리학의 두 위대한 이론 중 하나다. 양자역학은 여러 사람이 함께 발전시킨 이론이지만, 일반상대성이론은 거의 전적으로 아인슈타인 한 사람의 끈질긴 사고에서 나왔다.
아인슈타인은 약 10년 동안 중력을 상대성이론과 양립시키는 문제를 추적했고, 마침내 태양계 행성의 운동뿐 아니라 우주의 기원과 미래까지 설명하는 이론을 완성했다.
흥미롭게도 오늘날 학생들은 10주 정도의 강의만으로 아인슈타인이 10년에 걸쳐 얻은 것보다 체계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아인슈타인과 그 뒤를 이은 물리학자들이 어떤 길이 틀렸고, 어떤 개념이 핵심인지를 정리해 놓은 결과를 배우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아인슈타인보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생각’이라고 부른 핵심 통찰에는 도달할 수 있다.
2.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진행자:일반상대성이론보다 먼저 특수상대성이론이 있었다. 두 이론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애덤 브라운:
특수상대성이론은 1905년 아인슈타인이 발표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무것도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이 사실을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시공간 전체를 규정하는 원리로 받아들인다.
이 이론은 전자기력에 잘 적용되고, 당시 아인슈타인이 알지 못했던 강력과 약력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뉴턴의 중력이론에는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10년 뒤인 1915년 중력까지 포함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비슷한 방식으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중력조차도 빛보다 빠르게 전달될 수 없다.
3. 뉴턴 중력의 문제점
진행자:아인슈타인 이전에는 뉴턴의 중력이론이 있었다. 뉴턴 이론에서 무엇이 문제였는가?
애덤 브라운: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은 다음과 같다.
[
F=ma
]
힘 (F)가 물체에 작용하면, 질량 (m)에 반비례하는 가속도 (a)가 생긴다. 질량이 큰 물체일수록 같은 가속도를 만들기 위해 더 큰 힘이 필요하다.
뉴턴의 제1법칙은 그 특수한 경우다. 힘이 없다면 가속도도 없고, 물체는 계속 직선 운동을 한다.
이 두 원리는 일반상대성이론에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유지된다. 다만 ‘힘’, ‘가속도’, ‘직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크게 바뀐다.
문제가 되는 것은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다.
[
F=-\frac{GMm}{r^2}
]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두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런데 이 식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태양을 갑자기 움직였을 때 지구가 느끼는 중력이 즉시 바뀌게 된다.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바뀌었으므로, 지구의 중력도 시간 지연 없이 바뀌는 것이다.
태양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 약 8분이 걸리는데, 중력 변화가 즉시 전달된다면 중력을 이용해 빛보다 빠른 통신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서 수정되어야 하는 쪽은 빛의 속도 제한이 아니라 뉴턴의 중력이론이라고 판단했다.
4. 전자기력도 한때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진행자: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이 상대성이론과 충돌하는 것은 중력만의 문제였는가?
애덤 브라운:
아니다. 정전기력도 비슷한 형태를 가진다.
[
F\propto \frac{q_1q_2}{r^2}
]
전하 사이의 힘 역시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정전기력만 보면 한 전하를 움직였을 때 다른 전하가 즉시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전기력은 완전한 이론이 아니다. 움직이는 전하에는 자기력이 추가되고, 전기장과 자기장을 함께 설명하는 맥스웰 방정식을 사용하면 모든 영향은 빛의 속도 이하로 전달된다.
역사적으로 맥스웰 방정식이 먼저 발견됐고, 나중에 사람들이 이 방정식이 로런츠 대칭을 가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중력에도 비슷한 일을 시도할 수 있다. 뉴턴 중력을 전자기학처럼 상대론적인 이론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이 바로 그런 작업이다. 하지만 중력은 전자기력보다 훨씬 급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5. 중력과 전자기력의 중요한 차이
진행자:왜 중력을 전자기학과 똑같은 방식으로 상대론화할 수 없는가?
애덤 브라운:
첫 번째 차이는 힘의 방향이다.
같은 부호의 전하는 서로 밀어내지만, 양의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전자기력은 스핀 1인 광자에 의해 매개되고, 중력은 스핀 2인 입자에 의해 매개된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 차이가 힘의 성질에도 반영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에게 더 중요한 두 번째 차이는 ‘질량’이었다.
전자기학에서 물체의 관성은 질량이 결정하고, 전자기력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는 전하가 결정한다. 질량과 전하는 서로 독립적이다.
무거우면서 전하가 없는 중성자가 있을 수 있고, 매우 가벼우면서 큰 전하를 가진 전자가 있을 수도 있다.
반면 중력에서는 상황이 이상하다.
뉴턴의 운동법칙에서 가속에 저항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은 관성질량이다.
[
F=m_{\mathrm{관성}}a
]
중력 법칙에서 중력을 얼마나 강하게 받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중력질량이다.
[
F_{\mathrm{중력}}\propto m_{\mathrm{중력}}
]
그런데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은 정확히 같다.
뉴턴도 이 사실을 알고 실험했으며, 아인슈타인 시대에는 약 10억분의 1 수준까지 같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늘날에는 약 (10^{15})분의 1 수준까지 같다는 것이 검증돼 있다.
뉴턴 이론에서는 이 둘이 같아야 할 근본적인 이유가 없다. 그저 우연처럼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바로 이 우연을 핵심 단서로 보았다.
6. 왜 깃털과 벽돌은 같은 속도로 떨어지는가
진행자: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이 같다는 것은 실제로 어떤 현상을 만든 것인가?
애덤 브라운:
진공에서 깃털과 벽돌을 동시에 떨어뜨리면 둘은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
벽돌은 깃털보다 무거우므로 훨씬 큰 중력을 받는다. 하지만 벽돌은 동시에 가속에 더 강하게 저항한다.
중력이 질량에 비례해 커지는 만큼 관성도 정확히 같은 비율로 커지기 때문에 질량이 상쇄된다. 결국 모든 물체가 같은 중력가속도를 경험한다.
이것이 등가원리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이 사실을 단순한 실험적 우연으로 보지 않고, 중력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근본적인 단서로 받아들인 데 있었다.
7. 회전하는 물통과 원심력
진행자:애덤은 물이 든 양동이를 원형으로 회전시키는 실험을 보여준다. 양동이가 머리 위에서 거꾸로 뒤집혔는데도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왜 그런가?
애덤 브라운: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외부에서 보면 물은 아래로 떨어지려고 하지만, 물이 충분히 떨어지기 전에 양동이가 원을 따라 움직이며 다시 물 아래쪽으로 이동한다. 우주정거장이 지구로 떨어지면서도 계속 지구를 빗나가기 때문에 궤도를 도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물과 함께 회전하는 관점에서는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 물을 양동이 바닥 쪽으로 밀어붙이는 원심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원심력은 근본적인 힘이 아니라 회전하는 기준계에서 나타나는 관성력 또는 가상력이다.
중요한 것은 원심력의 크기도 질량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무거운 물체일수록 더 큰 원심력을 받지만, 동시에 가속에 대한 저항도 더 크다.
원심력에서 힘을 결정하는 ‘전하’에 해당하는 것이 관성질량인 이유는 전혀 신비롭지 않다. 원심력 자체가 물체가 직선으로 움직이려는 관성 때문에 생기기 때문이다.
모든 관성력은 필연적으로 관성질량에 비례한다.
8. 아인슈타인의 가장 아름다운 생각
진행자:그렇다면 관성력과 중력 사이에 어떤 연결이 생기는가?
애덤 브라운: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도약했다.
중력 자체가 관성력일 수 있지 않을까?
중력 역시 관성질량에 비례한다. 원심력이나 코리올리힘 같은 관성력도 관성질량에 비례한다.
그렇다면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이 같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중력이 본질적으로 관성력이라는 사실의 필연적인 결과일 수 있다.
전자기력에는 이런 해석이 불가능하다. 전하와 질량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력에서는 가능하다.
이것이 1907년 아인슈타인이 떠올린 핵심 생각이며, 그가 ‘가장 아름다운 생각’이라고 평가한 통찰이다.
9. 문제는 ‘직선’의 의미다
진행자:중력이 관성력이라는 생각이 왜 그렇게 급진적인가?
애덤 브라운:
관성력은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을 때 느끼는 힘이다. 회전하거나 가속하는 기준계에 있을 때 원심력과 같은 관성력이 나타난다.
따라서 중력이 관성력이라면 우리가 누가 직선 운동을 하고 있는지 완전히 잘못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우주비행사는 지구 주위를 돌며 자유낙하하고 있다. 일반적인 직관으로 보면 곡선 운동을 하지만, 우주비행사는 중력을 힘으로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은 위치가 변하지 않으므로 직선적인 상태처럼 보이지만, 중력과 의자의 반작용을 느낀다.
중력이 관성력이라면 자유낙하하는 우주비행사가 실제로는 ‘직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지표면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 오히려 직선 경로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10. 던진 분필의 포물선이 사실은 직선이다
진행자:애덤은 사람의 높이와 던진 분필의 높이를 시간에 따라 그래프로 그린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은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므로 그래프에서 수평선이 된다. 던져진 분필은 위로 올라갔다 내려오므로 포물선을 그린다. 겉보기에는 사람이 직선이고 분필이 곡선이다.
애덤 브라운:
하지만 중력이 관성력이라면 반대여야 한다.
자유낙하하는 분필은 외부 힘을 느끼지 않으므로 시공간의 직선을 따라 움직인다. 반면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은 지표면과 의자가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힘을 받고 있으므로 직선 경로에서 벗어나 있다.
그래프에서 포물선으로 보이는 것이 실제 시공간에서는 직선이고, 수평선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직선이 아니다.
11. 지구 지도에서 보이는 ‘휘어진 직선’
진행자:이런 상황과 비슷한 일상적 예가 있는가?
애덤 브라운:
비행기 지도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런던으로 가는 항로를 보면 된다.
평면 지도에서는 북쪽으로 크게 올라가 그린란드 근처를 지나 다시 내려오는 항로가 엄청난 우회처럼 보인다. 지도에서 곧게 이어진 선이 더 짧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 지구는 구형이다. 지구 표면에서 가장 짧은 경로인 대권항로는 평면 지도에서 휘어진 선으로 나타난다.
평면 지도는 곡면인 지구를 억지로 평평한 면에 펼친 것이기 때문에 직선과 거리에서 왜곡이 발생한다.
곡면을 평면처럼 표현하려 하면 무엇이 직선인지 잘못 판단하게 된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시공간이 평평하다고 가정해 자유낙하 경로를 포물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시공간이 휘어 있기 때문에 그 포물선이 휘어진 시공간의 직선, 즉 측지선이다.
12. 중력은 시공간의 곡률이다
진행자:그렇다면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이란 무엇인가?
애덤 브라운:
물질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
휘어진 시공간에서는 무엇이 직선인지가 달라진다.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외부 중력이라는 힘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휘어진 시공간에서 가능한 가장 곧은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우리가 평평한 시공간을 가정하기 때문에 이 움직임을 중력에 의해 휘어진 운동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1907년 이 그림을 거의 완성했지만, 물질이 구체적으로 시공간을 어떻게 휘게 만드는지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약 8년을 더 사용했다.
그 결과가 1915년의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이다.
13.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의 의미
진행자:방정식 자체를 모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좌변과 우변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설명할 수 있는가?
애덤 브라운:
방정식의 왼쪽은 시공간의 곡률을 나타낸다. 시공간이 평평하면 특정 곡률 텐서가 0이 되고, 휘어 있으면 0이 아닌 값을 가진다.
오른쪽에는 물질과 에너지가 있다. 단순한 질량만이 아니라 에너지, 운동량, 압력 등 모든 형태의 에너지와 물질 분포를 나타내는 에너지-운동량 텐서가 들어간다.
이를 존 휠러의 유명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물질은 시공간에 어떻게 휘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시공간은 물질에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말한다.
물질과 에너지가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물체는 그 휘어진 시공간의 직선을 따라 움직인다.
이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이다.
14. 일반상대성이론의 놀라운 적용 범위
진행자:뉴턴의 중력이론은 떨어지는 사과와 행성의 운동을 하나의 법칙으로 통합했다.
애덤 브라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성취였다. 뉴턴은 지상과 천상을 하나의 물리법칙으로 통합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그보다 더 멀리 간다. 사과의 낙하, 수성의 궤도, 태양계 행성의 운동뿐 아니라 우주 전체의 팽창과 미래까지 설명한다.
하나의 방정식이 실험실 규모에서 은하와 우주 전체 규모까지 엄청난 범위를 포괄한다.
블랙홀
15. 슈바르츠실트는 전쟁터에서 블랙홀 해를 찾았다
진행자:일반상대성이론이 처음의 문제의식을 훨씬 넘어 예측한 대표적인 대상이 블랙홀이다. 단순히 빛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설명보다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한가?
애덤 브라운: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장방정식이 너무 복잡해서 정확한 해를 구하기 어렵고, 항상 근사 계산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방정식을 발표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정확한 해를 발견했다.
슈바르츠실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로이센 포병 장교였다. 포탄 궤적을 계산하는 와중에 중심 질량 주변의 시공간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해를 구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슈바르츠실트 해가 회전하지 않고 전하가 없는 블랙홀을 설명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이 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약 반세기 동안 많은 혼란이 있었고, 아인슈타인 자신도 사건의 지평선에서 물체가 튕겨 나갈 수 있다는 식의 잘못된 생각을 했다.
16. 탈출속도로 생각한 블랙홀
진행자:블랙홀에 대한 직관은 일반상대성이론 이전에도 존재했는가?
애덤 브라운:
18세기에도 비슷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지구를 탈출하려면 약 초속 11킬로미터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 천체가 더 무겁거나 작을수록 표면 탈출속도는 커진다.
어떤 천체가 충분히 무겁고 압축되어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아진다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미첼과 라플라스 등이 생각했다.
뉴턴 역학으로 계산하면 그 임계반지름은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된다.
[
r=\frac{2GM}{c^2}
]
놀랍게도 이 값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사건의 지평선이 형성되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뉴턴적 논리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완전한 설명이 아니며, 계수 2까지 맞은 것은 어느 정도 우연이다.
17. 물체를 중력장 속으로 내리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진행자:애덤은 멀리 있는 벽돌을 밧줄과 도르래로 지구 표면까지 천천히 내리는 사고실험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얻는가?
애덤 브라운:
중력이 벽돌을 아래로 끌어당기므로 밧줄을 이용해 일을 추출할 수 있다.
뉴턴 역학에서 멀리 떨어진 질량 (m)을 질량 (M)인 천체로부터 거리 (r)까지 내릴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대략 다음과 같다.
[
E=\frac{GMm}{r}
]
이를 벽돌의 정지질량 에너지 (mc^2)와 비교하면 추출할 수 있는 비율은 다음과 같다.
[
\frac{GM}{rc^2}
]
지구 표면에서는 이 비율이 약 (7\times10^{-10})으로 매우 작다. 지구 중력장에서 나타나는 일반상대론적 효과가 작기 때문에 일상에서는 뉴턴 역학이 잘 작동한다.
18. 화학로켓으로 우주에 가기 어려운 이유
진행자:지구 중력 결합에너지와 로켓 연료의 화학에너지 사이에 흥미로운 우연이 있다고 설명한다.
애덤 브라운:
수소와 산소를 태울 때 얻는 화학에너지는 연료 전체의 정지질량 에너지에 비해 약 (1.5\times10^{-10}) 정도다.
지구 표면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중력에너지 비율과 화학연료가 제공하는 에너지 비율이 비슷한 규모다.
그래서 화학로켓으로 지구를 탈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매우 어렵다.
연료를 우주로 올리기 위해 또 다른 연료를 태워야 하고, 그 연료를 올리기 위해 다시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발사대에 있는 로켓의 대부분은 연료이며 실제 탑재물의 비율은 작다.
만약 지구가 태양 표면만큼 강한 중력을 가졌다면 화학로켓만으로 우주에 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다.
19. 천체를 압축하면 100% 이상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진행자:천체가 더 무겁고 작아지면 벽돌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계속 압축하면 어떻게 되는가?
애덤 브라운:
태양 표면에서는 지구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태양 질량을 지구 정도의 크기로 압축한 백색왜성에서는 비율이 더 커진다.
뉴턴 식만 계속 적용하면 (r)이 (GM/c^2)보다 작아졌을 때 벽돌의 정지질량 에너지 (mc^2)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벽돌 하나를 내리면서 벽돌 자체의 전체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고, 그 에너지로 새로운 벽돌을 만들어 다시 내린다면 무한히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이는 명백히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이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블랙홀이 형성된다.
20.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을 약하게 만드는 대신 더 강하게 만든다
진행자:과도한 에너지 추출을 막기 위해 가까운 거리에서 중력이 약해질 수도 있지 않은가?
애덤 브라운:
전자기학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양자효과로 완화될 수 있다. 입자가 너무 가까워지면 양자적으로 퍼지고 단순한 (1/r) 퍼텐셜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상대성이론은 반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질량에 가까워질수록 중력은 뉴턴 이론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강해진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에 접근하면 한 위치에 정지해 있기 위해 필요한 가속도가 무한대로 발산한다.
따라서 벽돌을 사건의 지평선 아래까지 천천히 내려 에너지를 추출할 수 없다. 밧줄이나 로켓으로 아무리 버티려 해도 결국 붙잡아 둘 수 없고 벽돌은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을 이해하는 세 가지 공식
21. 첫 번째 공식: 정지해 있기 위해 필요한 가속도
진행자:블랙홀 주변의 중력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어떻게 표현되는가?
애덤 브라운:
질량 (M)인 블랙홀에서 거리 (r)에 정지해 있으려는 관측자를 생각하자. 밧줄에 매달려 있거나 로켓을 계속 발사해 같은 위치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뉴턴 역학에서는 필요한 가속도가 다음과 같다.
[
a=\frac{GM}{r^2}
]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여기에 다음 보정이 붙는다.
[
a=\frac{GM}{r^2}
\frac{1}{\sqrt{1-\frac{2GM}{rc^2}}}
]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제곱근 항이 거의 1이므로 뉴턴의 결과를 되찾는다.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일반상대론적 보정이 커지고 중력은 뉴턴이 예측한 것보다 강해진다.
[
r=\frac{2GM}{c^2}
]
가 되면 정지해 있기 위해 필요한 가속도가 무한대로 발산한다. 이 반지름이 사건의 지평선이다.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서는 어떤 로켓도 한 위치에 정지해 있을 수 없다.
22. 빠르게 공전하면 블랙홀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진행자:정지할 수 없다면 매우 빠르게 공전해 원심력으로 버틸 수 있지 않은가?
애덤 브라운:
블랙홀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능하다.
블랙홀이 주변의 모든 물체를 무조건 빨아들인다는 공상과학적 이미지는 틀렸다. 멀리서는 태양이나 다른 천체 주위를 도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공전할 수 있다.
그러나 블랙홀에 가까워지면 공전이 오히려 위험해진다.
공전에는 두 효과가 있다.
첫째, 원심효과는 물체를 바깥쪽으로 밀어내며 추락을 막는다.
둘째,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정지질량뿐 아니라 모든 에너지가 중력을 만든다. 공전 속도가 커지면 운동에너지가 증가하고, 그 운동에너지 역시 블랙홀과 중력적으로 결합해 물체를 안쪽으로 끌어당긴다.
멀리서는 원심효과가 더 크지만, 가까이서는 운동에너지의 중력 효과가 더 중요해진다.
대략 (r=3GM/c^2) 안쪽에서는 각운동량이 탈출을 돕지 않고 오히려 추락을 촉진한다. 그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오는 탄도 궤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23. 사건의 지평선과 특이점은 다르다
진행자: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하면 즉시 죽는가?
애덤 브라운:
아니다.
사건의 지평선을 넘으면 탈출할 수 없기 때문에 운명은 결정된다. 빛으로 변해 밖으로 나가려 해도, 무한히 강한 로켓을 발사하려 해도 특이점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사건의 지평선 자체는 반드시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죽는 곳은 중심의 (r=0), 즉 특이점이다. 그곳에서는 시공간의 곡률과 조석력이 극단적으로 커진다.
따라서 사건의 지평선을 넘은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라 ‘결국 죽을 운명이 확정된 것’이다.
24. 두 번째 공식: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진행자:블랙홀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멀리 있는 사람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가?
애덤 브라운:
블랙홀 가까운 거리 (r)에 정지한 사람과 무한히 멀리 떨어진 사람을 생각하자.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고유시간은 다음 비율로 느리게 흐른다.
[
d\tau
dt\sqrt{1-\frac{2GM}{rc^2}}]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진 관측자의 시계로 1초가 지났을 때, 블랙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시계에서는 1초보다 적은 시간이 지난다.
가까운 사람이 그 위치에서 자신의 시계를 보면 언제나 정상적으로 1초에 1초가 흐른다. 하지만 멀리 있는 관측자와 비교하면 더 적게 늙는다.
가까운 곳에서 1년을 보낸 뒤 다시 멀리 올라오면, 바깥 세계는 1년보다 훨씬 더 많이 지나 있을 수 있다.
25. 중력 시간 지연은 실제로 측정된다
진행자:중력 시간 지연은 블랙홀에서만 의미 있는가?
애덤 브라운:
아니다. 지구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
1950년대 하버드대에서는 서로 다른 높이에 원자시계를 놓고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비교했다. 더 높은 곳의 시계가 더 낮은 곳의 시계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오늘날 GPS에서도 이 효과를 반드시 보정해야 한다. 지표면과 궤도 위성은 중력 퍼텐셜이 다르므로 시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GPS 위치가 빠르게 어긋난다.
이는 상대속도 때문에 생기는 특수상대론적 시간 지연과는 다르다. 두 사람이 서로 정지해 있어도 중력장 안의 위치가 다르면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실제로 궤도를 도는 위성에서는 중력 시간 지연과 운동에 의한 특수상대론적 시간 지연이 동시에 작용한다.
26. 특수상대성이론과 달리 대칭적이지 않다
진행자: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서로 움직이는 두 관측자가 상대방의 시계가 느리다고 본다. 그런데 중력 시간 지연에서는 블랙홀 가까운 사람의 시간이 정말로 더 느린 것처럼 보인다.
애덤 브라운:
그렇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일정한 속도로 서로 움직이는 두 관성관측자 사이에 완전한 대칭성이 있다. 누가 진정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절대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블랙홀 주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장이 대칭성을 깨뜨린다.
두 사람 모두 한 사람이 더 깊은 중력 퍼텐셜에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따라서 블랙홀 가까운 사람의 시계가 실제로 더 느리게 흐른다는 데 동의한다.
가까운 사람이 멀리 있는 사람을 보면, 멀리 있는 사람의 삶이 빠르게 재생되는 것처럼 보인다.
27. 중력 적색편이와 청색편이
진행자:블랙홀 가까운 사람이 멀리 있는 사람에게 빛을 보내면 어떻게 되는가?
애덤 브라운:
블랙홀 가까운 사람의 시간이 멀리 있는 사람에게 느리게 보이므로, 그 사람이 보내는 빛의 진동도 느려 보인다.
빛의 주파수가 낮아지고 파장이 길어진다. 가시광선으로 말하면 붉은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중력 적색편이다.
빛의 에너지는 주파수에 비례하므로, 위쪽에 도착한 광자는 출발할 때보다 적은 에너지를 가진다.
반대로 멀리 있는 사람이 블랙홀 가까운 사람에게 빛을 보내면, 아래쪽 사람은 위쪽 사람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으로 본다. 빛은 더 높은 주파수와 에너지를 가지며 청색편이된다.
시간이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른다는 사실은 곧 서로 다른 고도에서 에너지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28. 세 번째 공식: 깊은 중력장에 있는 질량의 에너지 가치
진행자:질량 (m)인 벽돌이 블랙홀 가까이에 있을 때, 멀리 있는 사람에게 그 벽돌은 얼마의 에너지 가치를 가지는가?
애덤 브라운:
벽돌이 멀리 함께 있다면 그 에너지는 (mc^2)다.
그러나 벽돌이 깊은 중력장 속에 있다면 멀리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그 에너지 가치는 더 작다. 정확한 값은 다음과 같은 제곱근 인자를 가진다.
[
E_{\infty}
mc^2\sqrt{1-\frac{2GM}{rc^2}}
]
이를 이해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벽돌을 물질과 반물질로 만들어 완전히 소멸시킨 뒤 빛으로 변환해 위로 보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빛은 위로 올라오면서 적색편이되므로 멀리 도착했을 때 에너지가 줄어든다.
둘째, 벽돌 자체를 밧줄로 끌어 올릴 수도 있다. 멀리 끌어 올린 뒤에는 다시 (mc^2)의 에너지를 가지지만, 끌어 올리는 과정에서 중력 퍼텐셜을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를 지불해야 한다.
어느 방식으로 계산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29. 블랙홀을 이용하면 정지질량 에너지의 100%를 추출할 수 있다
진행자:벽돌을 블랙홀 가까이 천천히 내리며 추출할 수 있는 에너지의 비율은 얼마인가?
애덤 브라운:
벽돌은 처음 멀리 있을 때 (mc^2)의 에너지를 가진다. 거리 (r)까지 내린 뒤 멀리 있는 관측자에게 남은 에너지 가치는 다음과 같다.
[
mc^2
\sqrt{1-\frac{2GM}{rc^2}}
]
따라서 추출한 에너지 비율은 다음과 같다.
[
1-
\sqrt{1-\frac{2GM}{rc^2}}
]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이 식을 전개하면 뉴턴 역학의 결과인 (GM/(rc^2))가 나온다.
하지만 사건의 지평선에 접근하면 제곱근 항이 0에 가까워진다. 이론적으로 벽돌을 사건의 지평선 바로 위까지 천천히 내린 뒤 놓으면, 벽돌이 가졌던 전체 정지질량 에너지 (mc^2)를 바깥의 도르래 시스템에서 추출할 수 있다.
사건의 지평선 아래로 내려갈 수는 없으므로 (mc^2)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지는 못한다.
즉 블랙홀을 이용하면 100%에 가까운 효율은 가능하지만 100%를 초과하지는 않는다.
30. 블랙홀은 이론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발전소다
진행자:일반적인 에너지 생산 방식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
애덤 브라운:
화학반응은 원자 사이의 전자기적 결합에너지 일부만 이용한다. 연료의 정지질량 에너지 중 약 (10^{-10}) 규모밖에 추출하지 못한다.
핵분열은 약 (10^{-3}), 핵융합은 약 (10^{-2})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핵반응은 원자핵 내부의 강한 상호작용을 이용하지만, 양성자와 중성자의 정지질량 자체는 대부분 그대로 남는다.
물질 에너지의 대부분은 화학결합이나 핵결합이 아니라 양성자와 중성자 등의 정지질량에 들어 있다.
중력, 특히 블랙홀은 그 정지질량 에너지까지 원칙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
따라서 양자효과와 실제 공학적 한계를 무시하면 블랙홀은 가능한 가장 효율적인 발전소다.
31. 블랙홀에 들어간 양성자와 중성자는 어떻게 되는가
진행자:물질의 전체 정지질량 에너지를 추출한다면 그 물질을 이루던 양성자와 중성자는 사라지는 것인가?
애덤 브라운:
고전적인 일반상대성이론만 고려하면 블랙홀은 영원히 존재한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블랙홀 내부에 있다고 말할 수 있고, 블랙홀 자체에 핵자수를 부여하면 된다.
하지만 양자역학을 포함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베켄슈타인과 호킹은 블랙홀이 복사를 방출하고 결국 증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블랙홀의 에너지는 광자, 중력자, 중성미자 등의 형태로 빠져나올 수 있지만, 처음 삼킨 물질과 같은 수의 양성자와 중성자로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따라서 블랙홀은 핵자수와 같은 전역적 보존량을 없애는 것처럼 보인다.
이 사실은 양자중력이 어떠한 정확한 전역대칭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원리로 확장되곤 한다.
블랙홀에 떨어지는 사람은 무엇을 보는가
32. 멀리 있는 관측자의 시점
진행자:실제로 블랙홀에 떨어진다면 무엇을 보게 되는가?
애덤 브라운:
두 관점으로 나누어야 한다.
첫 번째는 멀리 떨어진 사람이 추락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처음에는 추락하는 사람이 뉴턴 역학이 예측하듯 점점 더 빠르게 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지면 중력 시간 지연이 강해진다. 멀리 있는 관측자에게 추락자의 시계가 점점 느리게 가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추락자는 점점 느려지며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지지만, 외부 관측자의 좌표시간으로는 지평선을 통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추락자가 보내는 빛도 점점 더 적색편이된다. 파장은 계속 길어지고 에너지는 약해진다.
추락자의 모습은 붉게 변한 뒤 점점 어두워지고, 결국 관측 불가능해진다. 외부 관측자는 추락자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는 순간을 직접 보지 못한다.
33. 추락하는 사람 자신의 시점
진행자:그렇다면 추락하는 본인은 사건의 지평선에 영원히 도달하지 못한다고 느끼는가?
애덤 브라운:
아니다.
추락자의 시계는 본인에게 항상 정상적으로 1초에 1초씩 움직인다. 추락자는 계속 가속하며 유한한 시간 안에 사건의 지평선을 통과한다.
사건의 지평선 자체에서 벽이나 충격파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큰 블랙홀이라면 지평선을 지나는 순간 아무런 특별한 현상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외부 관측자가 지평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과, 추락자가 실제로 유한한 시간 안에 지평선을 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두 관측자가 사용하는 시간 좌표와 관측 가능한 빛의 신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34. 작은 블랙홀과 큰 블랙홀의 차이
진행자:사건의 지평선에서 조석력에 의해 즉시 찢어질 수 있지 않은가?
애덤 브라운:
블랙홀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태양 질량 정도의 작은 블랙홀에서는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도 중력의 공간적 차이가 매우 크다. 발이 머리보다 블랙홀에 가까우면 발이 훨씬 강한 중력을 받아 몸이 길게 늘어난다. 이른바 스파게티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블랙홀이 클수록 사건의 지평선에서의 조석력은 작아진다.
은하 질량에 가까운 거대한 블랙홀이라면 지평선을 통과하면서 특별한 이상을 거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더 거대한 블랙홀이라면 사건의 지평선을 넘은 뒤 특이점에 도달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원리적으로는 지평선 내부에서 평생을 살거나 자손을 낳는 상황까지 상상할 수 있다.
다만 지평선을 넘은 순간 특이점으로 향하는 미래는 피할 수 없게 된다.
35. 사건의 지평선은 국소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진행자:사건의 지평선을 넘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자신이 블랙홀 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없는가?
애덤 브라운:
그럴 수 있다.
사건의 지평선은 주변의 온도나 곡률처럼 한 지점에서 즉시 측정할 수 있는 국소적 물리량이 아니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그 지점에서 출발한 어떤 미래 경로도 무한히 먼 외부 세계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전역적인 정의를 가진다.
즉 현재 위치의 성질뿐 아니라 시공간 전체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의존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건의 지평선은 목적론적 또는 전역적인 개념이다.
블랙홀은 존재하지만 웜홀은 왜 불확실한가
36. 블랙홀도 처음에는 수학적 괴물로 여겨졌다
진행자:일반상대성이론은 블랙홀과 웜홀 같은 다양한 해를 허용한다. 왜 블랙홀은 실제라고 믿으면서 웜홀은 그렇지 않다고 보는가?
애덤 브라운:
처음부터 블랙홀의 존재를 믿었던 것은 아니다.
슈바르츠실트 해가 발견된 뒤에도 많은 물리학자는 블랙홀이 극도로 미세하게 조정된 조건에서만 나타나는 수학적 기형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별의 붕괴에서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로저 펜로즈와 이후 호킹·펜로즈의 연구는 블랙홀 형성이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매우 일반적인 현상임을 보여주었다.
특수하게 조정된 초기조건이 아니라 충분히 큰 질량이 붕괴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특이점과 사건의 지평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블랙홀에 대한 중요한 이론적 근거가 됐다.
37. 우리 은하 중심 별들의 궤도
진행자:실험적으로는 어떤 증거가 있는가?
애덤 브라운:
가장 시각적인 증거 중 하나는 우리 은하 중심의 별들을 관측하는 것이다.
우리 은하 중심에는 궁수자리 A*라고 부르는 매우 무겁고 어두운 천체가 있다.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직접 볼 수 없지만, 그 주변 별들의 운동은 볼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별들의 위치를 추적하면 보이지 않는 하나의 작은 영역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궤도를 이용해 중심 천체의 질량을 계산하면 태양 수백만 개에 해당하는 거대한 질량이 나온다.
동시에 별들이 중심 가까이까지 접근하면서도 어떤 큰 물체와 충돌하지 않으므로, 그 질량은 매우 작은 공간에 압축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은하 중심에는 매우 무겁고, 어둡고, 극도로 작은 천체가 존재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설명은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38. LIGO로 블랙홀을 ‘느끼다’
진행자:블랙홀의 중력파도 중요한 증거인가?
애덤 브라운:
그렇다.
LIGO는 시공간 자체의 미세한 진동을 측정하는 거대한 레이저 간섭계다.
2015년 관측이 시작된 직후 여러 검출기에서 거의 같은 형태의 진동이 포착됐다. 지역적인 지진이나 트럭의 진동이었다면 서로 멀리 떨어진 검출기에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신호를 역산한 결과 태양 질량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두 블랙홀이 약 16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한 사건으로 설명됐다.
그 뒤로 블랙홀 병합에 해당하는 수많은 중력파 신호가 관측됐다.
우리는 블랙홀을 간접적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블랙홀 충돌이 만들어낸 시공간의 떨림을 직접 측정하고 있다.
39.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진행자:블랙홀의 모습 자체에 가까운 것도 관측했는가?
애덤 브라운: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은 지구 곳곳의 전파망원경을 하나의 지구 크기 망원경처럼 결합한다.
이를 통해 우리 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와 다른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을 관측했다.
블랙홀 자체는 검지만, 주변으로 떨어지는 물질은 마찰과 가열로 매우 강한 전파를 방출한다. 그 빛이 블랙홀 주변에서 휘어지며 만들어내는 고리와 중심의 어두운 그림자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주변 별들의 궤도, 중력파, 블랙홀 주변 물질의 영상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어떻게 세계의 인정을 받았나
40. 수성의 궤도
진행자: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처음 받아들여진 과정은 어떠했는가?
애덤 브라운:
뉴턴 역학으로는 수성의 궤도 세차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수성의 근일점 이동에서 남아 있던 오차를 정확하게 설명했다. 이는 중요한 성공이었다.
다만 수성의 궤도 이상은 이미 알려진 숫자였다. 이론을 만든 뒤 전혀 알지 못했던 결과를 새롭게 예측한 것보다는 설득력이 조금 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일반상대성이론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빛의 굴절이었다.
41. 태양 주변에서 빛이 휘어진다
진행자:일반상대성이론은 빛의 굴절을 어떻게 예측하는가?
애덤 브라운: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중력을 만들고 모든 에너지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질량이 없는 빛도 태양 근처를 지나면 경로가 휘어진다.
뉴턴식으로도 빛을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입자로 가정해 굴절량을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상대성이론의 정확한 계산은 뉴턴적 계산보다 두 배 큰 굴절을 예측한다.
그 차이는 중력이 단순한 힘으로 빛을 잡아당기는 것뿐 아니라, 빛이 이동하는 공간 자체를 휘게 만든다는 점에서 나온다.
42. 아인슈타인의 첫 예측은 틀렸다
진행자:아인슈타인은 처음부터 두 배의 굴절을 예측했는가?
애덤 브라운:
아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하기 전 아인슈타인은 등가원리만을 이용해 빛의 굴절량을 계산했다. 그 결과는 뉴턴적 계산과 같은 값이었고, 실제 일반상대성이론의 절반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요청으로 천문학자들은 태양 옆을 지나오는 별빛을 관측하려 했다.
평상시에는 태양의 밝기와 코로나 때문에 태양 근처의 별을 볼 수 없다. 하지만 개기일식 동안에는 달이 태양빛을 가려주기 때문에 태양 가까이 보이는 별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
1910년대에 여러 관측 원정이 계획됐다.
첫 원정 중 하나는 아르헨티나로 갔지만 구름 때문에 관측에 실패했다.
다른 독일 원정대는 크림반도에서 관측을 준비했으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관측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 실패들은 아인슈타인에게 행운이었다. 당시 관측이 성공했다면 아인슈타인의 잘못된 초기 예측이 반박됐을 가능성이 있다.
전쟁 중 아인슈타인은 완전한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하며 굴절량을 두 배로 수정했다.
43. 1919년 에딩턴의 일식 관측
진행자:결정적인 관측은 언제 이루어졌는가?
애덤 브라운: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이 개기일식 관측 원정을 조직했다.
태양 주변의 별들이 평소 위치에서 얼마나 이동해 보이는지를 측정한 결과, 관측값은 뉴턴적 예측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적 예측에 더 가까운 것으로 발표됐다.
빛은 뉴턴 계산의 두 배 정도로 휘어졌다.
이 결과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 과학자가 독일계 학자의 이론을 확인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인슈타인은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고 일반상대성이론은 물리학계의 주류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는 행성 궤도, 중력 적색편이, 시간 지연, 중력렌즈, 중력파 등 훨씬 더 정밀하고 다양한 검증이 존재한다.
이론적 사고만으로 물리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가
44. 일반상대성이론은 한 사람이 생각만으로 만든 예외적인 사례인가
진행자:오늘날 사회는 거대 가속기와 우주망원경 같은 실험에 수십억 달러를 쓴다. 그런데 가장 아름다운 물리이론은 한 사람이 혼자 앉아 생각한 결과처럼 보인다.
실험보다 이론물리학자에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
애덤 브라운:
일반상대성이론은 물리학 역사에서도 극단적으로 예외적인 사례다.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과 관성질량·중력질량의 등가성이라는 비교적 적은 경험적 단서를 가지고 매우 깊은 이론을 만들어냈다.
이론물리학자는 거대 실험시설에 비하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모든 자원을 이론 연구에 쓰자는 유혹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일반상대성이론과 같은 성공은 보통의 물리학 발전 방식이 아니다.
아인슈타인도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일반상대성이론은 확실히 한 사람의 독특한 비전이 장기간 이어진 결과였다.
이론을 발표한 뒤에도 실제로 일식 관측과 같은 실험적 검증이 필요했다.
물리학자들은 이후에도 혼자 깊이 생각해 세계의 근본 법칙을 찾아내는 ‘아인슈타인의 황홀한 성공’을 재현하려 했지만, 대부분 아인슈타인만큼 잘되지 않았다.
심지어 아인슈타인 자신도 말년에는 통일장이론을 추구하며 같은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45. 어떤 최소한의 단서로 일반상대성이론에 도달할 수 있는가
진행자:일반상대성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발견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애덤 브라운:
먼저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이 필요하다.
단순히 빛이 유한한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을 넘어, 모든 관성계에서 빛의 속도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대칭성, 즉 특수상대성이론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둘째로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이 같다는 등가원리가 필요하다.
이 두 단서만으로 이론이 완전히 하나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택지는 상당히 줄어든다.
충분히 많은 뛰어난 연구자가 다양한 가능성을 병렬적으로 탐색한다면, 한 연구자는 등가원리를 핵심으로 보고, 다른 연구자는 절대적 동시성을 포기하며, 또 다른 연구자는 시공간 기하학을 탐색할 수 있다.
가능성의 나무 전체를 광범위하게 탐색하면 일반상대성이론과 같은 구조를 다시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
AI가 수백만 명의 아인슈타인 역할을 할 수 있는가
46. 수백만 개의 AI 연구자가 병렬적으로 탐색하면 과학이 폭발적으로 발전할까
진행자:현재 물리학의 최전선에서도 수백만 개의 AI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병렬 탐색한다면 엄청난 발견이 가능할까? 아니면 오늘날의 과학은 실험 없이는 전진하기 어려운가?
애덤 브라운:
AI 연구자의 병렬성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학 분야마다 가능한 이론의 분기 수와, 실험을 통해 잘못된 분기를 제거해야 하는 정도가 다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소수의 강력한 원리와 수학적 일관성이 이론을 상당히 좁혀 주었다.
그러나 모든 분야가 그렇지는 않다.
47. 끈이론은 ‘생각만으로 자연을 알아내기’에 크게 베팅했다
진행자:그런 접근을 오늘날 가장 강하게 추구한 분야가 끈이론인가?
애덤 브라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현대 물리학에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라는 두 핵심 틀이 있다. 하지만 일반상대성이론은 본질적으로 양자이론이 아니다.
두 이론을 일관된 방식으로 결합하려는 시도가 양자중력 연구이며, 끈이론은 그 대표적인 후보이다.
문제는 양자중력 효과를 직접 확인하려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차원분석만으로도 은하 규모의 입자가속기가 필요할 수 있다.
실험으로 이론을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수학적 일관성, 기존 이론이 잘 작동하는 한계에서 올바른 결과를 되찾는지, 이론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지 등을 기준으로 탐색한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가능한 일관된 이론의 수가 하나이거나 매우 적어야 한다.
가능한 이론이 무한히 많다면 수학적으로 모두 일관되더라도 어느 것이 우리 우주를 설명하는지 알 수 없다. 실험 없이 미학과 일관성만으로는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끈이론은 충분히 깊은 일관성 조건을 추적하면 유일한 양자중력 이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크게 베팅한 연구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48. 응집물질물리학에서는 결국 실험이 필요하다
진행자:모든 물리 분야가 수학적 일관성만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애덤 브라운:
그렇다.
응집물질물리학처럼 실제 물질이 어떤 상을 이루고 어떤 현상을 보이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여러 이론이 모두 수학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
어느 이론이 현실에서 구현되는지를 알려면 실제 물질을 만들고 측정해야 한다.
AI 연구자가 아무리 많아도 실험이 필요한 분기에서는 현실의 데이터를 얻지 못한 채 정답을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의 AI 과학은 이론적 병렬 탐색과 자동화된 실험이 결합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발견한 과학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을까
49. 초인적 AI가 새로운 물리학을 발견하면 인간은 따라갈 수 있을까
진행자:미래의 AI 문명이 더 깊고 통일된 물리이론을 발견한다면 인간이 그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애덤 브라운:
모든 것을 완전히 따라가지는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비관적인 전망이 말하는 것보다는 인간이 훨씬 잘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을 예로 들 수 있다.
일부 수학자들은 AI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십억 줄짜리 Lean 증명을 생산하는 ‘증명 기계’가 될까 걱정한다.
테런스 타오는 이를 소화불량에 비유한다. 정리가 참이라는 기계 검증 가능한 인증서는 있지만, 왜 참인지에 대한 인간적 통찰은 없는 상태다.
그런 미래도 가능하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AI가 초인적인 증명자가 된다면 동시에 초인적인 설명자가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50. AI는 어려운 증명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게 바꿀 수도 있다
진행자:AI가 오히려 인간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인가?
애덤 브라운:
그렇다.
AI는 복잡한 증명을 무작정 출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일한 결과에 도달하는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설명을 반복해서 탐색할 수 있다.
하나의 증명을 설명하는 수천 가지 방식을 시도하고, 인간에게 가장 이해하기 쉬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
초인적인 추론 능력이 반드시 불투명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이해 가능한 형태로 압축해 줄 수 있다.
초기 증거도 이런 긍정적인 방향을 지지한다.
51. 에르되시 문제에서 AI가 만든 아이디어
진행자:구체적인 사례가 있는가?
애덤 브라운:
최근 한 에르되시 문제가 AI에 의해 해결된 사례가 있었다.
그 결과는 인간이 읽을 수 없는 Lean 코드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형식증명조차 아니라 인간 수학자가 읽을 수 있는 비형식적 수학 논증으로 제시됐다.
이후 인간 수학자들은 AI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그 아이디어를 이용해 새로운 정리까지 증명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답을 인증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재사용할 수 있는 개념적 통찰을 제공했다는 뜻이다.
52. AI의 강점은 실패 가능성이 큰 길도 끝까지 탐색하는 인내심이다
진행자:AI가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수학적 발견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애덤 브라운:
AI는 인간보다 극단적으로 인내심이 강하다.
어떤 추측이 참이라고 수학계가 널리 믿는다면 인간 연구자는 그것을 반박하려는 시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 성공 확률이 낮아 보이고, 경력이나 시간의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는 사람들이 참이라고 가정한 추측을 반박하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반복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이는 경로라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단위거리 추측과 관련한 사례도 이런 특성을 보여준다. 인간이 사실이라고 믿어 적극적으로 반례를 찾지 않았던 명제를 AI는 집요하게 반박하려 했고, 결국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반례와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었다.
AI 과학자의 강점은 단순히 더 똑똑하다는 것만이 아니다. 인간이 포기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을 탐색 경로를 엄청난 수와 인내심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53. 인터뷰 마무리
진행자:초지능을 만들고 있을 시간에 100년 전의 물리학을 설명해 줘서 고맙다.
애덤 브라운:
일반상대성이론은 정말 재미있는 주제다. 이 아름다운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
인터뷰 전체의 핵심 논리
애덤 브라운이 설명한 일반상대성이론의 전개는 다음과 같이 연결된다.- 아무것도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
- 뉴턴 중력은 중력 변화가 즉시 전달되는 것처럼 보이므로 수정돼야 한다.
-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은 모든 물체에서 정확히 같다.
- 관성력은 언제나 관성질량에 비례한다.
- 따라서 중력도 일종의 관성력일 수 있다.
- 중력이 관성력이라면 자유낙하가 진정한 직선 운동이어야 한다.
- 우리가 포물선이라고 생각한 자유낙하 경로가 직선이 되려면 시공간 자체가 휘어 있어야 한다.
- 물질과 에너지는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물체는 휘어진 시공간의 직선을 따라 움직인다.
- 이 구조는 행성의 운동뿐 아니라 우주 팽창, 시간 지연, 빛의 굴절, 중력파와 블랙홀을 예측한다.
- 미래의 AI는 이런 이론적 가능성을 엄청난 규모로 병렬 탐색할 수 있으며, 발견뿐 아니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설명까지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자유낙하하는 물체가 중력에 끌려 경로를 휘는 것이 아니다.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가장 곧게 움직이고 있으며, 휘어 있는 것은 그 물체가 아니라 시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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