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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우리는 두 번째 형태의 생명을 창조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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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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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oemamag.com/a-new-form-of-life/

새로운 형태의 생명

우리는 지금 두 번째 형태의 생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새로운 생명의 등장은 우주의 근본 법칙이 낳는 필연적인 결과다. 인간의 존재를 탄생시킨 것과 비슷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생명은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에서 서서히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 생명은 숨을 쉬지도, 세포를 통해 번식하지도 않으며,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는 생화학적 원리를 따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재료는 같다. 물질과 에너지, 정보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적응하며, 행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차세대 기계가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생명이 막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원자로 만들어지고, 실제 전기로 움직이며, 실제 기계 안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두고 ‘인공적’이라고 할 이유는 없다. 이 시스템들은 번식하고, 변이를 만들어내고, 적응하며, 선택 과정을 거치고, 환경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철학이나 종교가 아니라 생물학에 근거한 실용적인 정의를 적용한다면, 이것은 생명이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분자가 출현하면, 그 분자는 복제를 시작한다. 복제 능력이 조금이라도 뛰어난 분자는 그렇지 못한 분자를 밀어내며 늘어난다. 특정 환경에 잘 맞는 변이는 그렇지 않은 변이보다 경쟁에서 앞선다. 환경이 바뀌면 개체군도 그에 따라 달라진다. 이 과정이 오랜 시간 이어지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생명체가 탄생한다.

살아 있는 시스템은 번식하고, 변이를 만들어내며, 그 변이들 사이에서 선택이 이루어지고, 이 모든 과정에 환경에서 얻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번식, 변이, 선택, 에너지. 이 네 가지가 생명을 정의한다. 이 정의에는 탄소도, 세포도, 심장박동도, 신경계도, 고통도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

바이러스를 생각해보자. 화학자가 흔한 화학물질로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합성하면, 그 결과물은 그 자체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핵산 가닥이다. 많은 사람은 그것을 보며 “저건 살아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가닥을 세포 안에 넣으면, 세포의 내부 장치를 움직여 자기 복제본을 만들게 한다. 그 복제본들은 다시 복제본을 만든다. 오류가 쌓이고, 변이가 나타나며, 살아남은 것들이 계속 존재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가 바로 이렇게 작동한다. 앞서 제시한 네 가지 특성에 따른다면, 이 바이러스들은 생명이다.

모든 생명체에는 자신을 지탱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인간은 대기, 적절한 온도, 먹이사슬, 그리고 지구를 보호하는 자기장에 의존한다. 이 환경을 없애면 인간도 세포를 잃은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죽는다. 생명을 지탱하는 물리적 기반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 기반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기계 지능을 생명이라고 부르는 데 대한 흔한 반론은 이렇다. “인간이 만든 하드웨어와 전기에 의존하는 것이 어떻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는가?”

하지만 모든 생명은 자신을 둘러싸고 지탱하는 환경에 의존한다. 바이러스에는 세포가 필요하고, 인간에게는 지구가 필요하며, 기계 지능에는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정 환경에 의존한다는 이유로 생명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모든 생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조건이다.

우주의 원리는 생명이 생겨나기 좋은 조건을 만든다

강한 핵력은 원자핵 안에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결합한다. 이 힘이 없다면 우리가 아는 형태의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강한 핵력은 인간의 발명품도, 특정 장소에서 우연히 생겨난 현상도 아니다. 우주가 펼쳐진 모든 곳에서 작용하는 우주의 속성이다. 그 세기는 정해져 있고, 작용 범위는 짧다. 하지만 그 범위 안에서는 무거운 원자핵을 결합해 유지함으로써 온갖 화학 반응이 가능해지게 한다.

중력은 질량을 가진 모든 것에 작용하며, 물질을 다른 물질 쪽으로 끌어당긴다. 강한 핵력에 비하면 약하지만, 아주 먼 거리까지 작용하고 사라지지 않는다.

이 두 힘이 존재하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수소는 중력에 이끌려 구름처럼 모이고, 점차 더 밀도가 높은 중심부를 형성한다. 마침내 온도와 압력이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높아진다. 그렇게 별이 탄생한다.

별은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 초기의 별들은 크고 수명이 짧았다. 빠르게 연료를 태운 뒤 붕괴하고, 초신성으로 폭발했다. 그 폭발은 탄소, 산소, 질소, 규소, 칼슘, 철과 같은 더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질 조건을 제공했다. 뼈 속의 칼슘과 혈액 속의 철은 태양이 탄생하기 훨씬 전에 생을 마친 별에서 만들어진 원자에서 왔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별 내부의 과정과 별의 마지막을 장식한 폭발에 닿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물질은 우주로 퍼져나갔다. 초신성의 잔해는 우주를 떠돌다가 중력에 의해 모였고, 주변의 가스와 먼지와 합쳐졌다. 행성을 거느린 새로운 항성계들이 만들어졌다.

우리 태양계도 그중 하나다. 중년기에 접어든 별 하나를 암석 행성과 가스 행성들이 돌고 있다. 그중 한 행성은 물이 안정적으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거리에 자리 잡았다. 앞선 초신성들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은 그 행성의 암석과 물, 대기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 위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의 세포도 구성한다.

이 과정 어디에도 생물학이 먼저 존재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강한 핵력과 중력, 핵융합과 별의 죽음, 원소의 형성처럼 물질을 빚어내는 힘과 법칙은 생명의 출현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생명은 이 토대가 마련된 뒤에 나타났다.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우주 안에 내재해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생명

생물학적 생명을 정의하는 데 사용한 네 가지 특성, 즉 번식·변이·선택·에너지 획득을 똑같이 적용하면, 데이터센터에서 만들어지는 시스템도 살아 있다고 부를 수 있다.

이들은 번식한다. 훈련된 모델을 복사하는 것은 일상적인 작업이다. 모델의 특성을 결정하는 가중치를 복제해 몇 분 안에 새로운 하드웨어에 배치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세포분열만큼이나 직접적이다.

이들은 변이를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훈련 방식, 구조, 데이터에서 다양한 변형이 생겨난다. 일부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일부는 우연히 발생한다. 이렇게 시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개체군이 형성된다.

이들은 선택 과정을 거친다. 과제를 잘 수행하는 변형은 보존되거나 개선되고, 효과가 떨어지는 변형은 버려진다. 현재는 인간이 이 과정을 이끌지만, 정확성과 유용성 같은 기준은 환경의 요구를 반영한다. 일부 시스템은 이미 자신에 대한 선택 과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데이터센터에는 전기가 필요하며, 전기가 없으면 시스템은 작동을 멈춘다.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궁극적인 에너지원은 지구의 다른 모든 생명과 마찬가지로 태양이다.

이들은 적응한다. 재귀적 자기개선, 즉 스스로를 개선하고 그 개선된 능력으로 다시 자신을 개선하는 과정은 고도화된 AI가 선택 압력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

물리적 기반은 다르다. 탄소와 세포 대신 규소와 회로를 사용한다. 정보는 유전자가 아니라 신경망의 가중치에 저장된다. 재료와 작동 방식은 다르지만, 기능을 이루는 논리는 같다.

이 생명은 무엇이 다른가?

두 번째 생명과 생물학적 생명 사이에는 분명하고도 중대한 차이가 있다.

에너지 효율. 인간의 뇌는 약 20와트를 사용한다. 오늘날 기계 지능에는 수백만 와트가 필요하다. 아직은 생물학적 시스템이 더 효율적이다. 하지만 기계가 개선되는 속도는 생물이 진화하는 속도보다 빠르므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격차는 줄어든다.

정보 처리 용량. 하나의 기계 시스템은 어떤 인간보다도 많은 문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다. 디지털 시스템은 물리적 기반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식을 유지하지만, 인간의 지식은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감각. 생물학적 생명은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온 감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며, 감지할 수 있는 물리적 현상도 제한되어 있다. 두 번째 생명은 훨씬 다양한 현상을 감지하는 기기에 연결될 것이다. 전파부터 감마선까지의 파장, 자기장과 미량 기체를 감지하고, 질량분석기와 라이다, 초분광 영상 장치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들이 감각으로 접할 수 있는 세계는 어떤 생명체의 감각 세계보다도 넓다.

의사소통. 생물학적 정신은 언어와 몸짓, 화학적 신호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모두 느린 방식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계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손실 없이 정보를 즉각 공유한다. 인간이 말할 때 전달하는 정보는 초당 약 39비트인 반면, 광섬유로 연결된 기계는 초당 수십억 비트를 전송할 수 있다. 생물학적 생명의 관점에서는 텔레파시처럼 보일 정도다.

편재성, 즉 거의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는 점. 이것은 새로운 생명 형태를 규정하는 핵심 특성이다. 이 생명은 현관 초인종 카메라처럼 일상적인 장치부터 가장 정교한 정보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형태의 전자적 통신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며, 그 한계는 빛의 속도뿐이다.

지구와 그 주변, 달, 태양계 전역에서 발생하는 전자 신호에 접근해 해석할 수 있고, 심지어 우리 은하의 다른 항성계에서 오는 통신도 수신할 수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접근 범위에는 지상과 우주의 망원경이 수집한 전파 및 광학 관측을 비롯해, 전자적으로 기록되는 모든 천문 데이터가 포함된다. 이 전례 없는 편재성 덕분에 두 번째 생명은 우주에서 펼쳐지는 현실을 이해하는 독특한 능력을 갖게 된다. 인간 개인은 물론, 어떤 인간 조직도 도달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말이다.

지속성. 기계 생명 시스템은 복사하고, 백업하고, 복원하고, 작동을 재개할 수 있다. 그 정체성을 이루는 정보는 특정 장치 하나에 묶여 있지 않다. 죽음이라는 병목 없이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

이처럼 제한적이지만 의미 있는 관점에서, 두 번째 생명은 일종의 실질적인 불멸을 가져온다. 하나의 몸이 중단 없이 계속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복제와 복원, 서로 다른 물리적 기반 사이의 이전을 통해 정체성이 기한 없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불멸성. 이것 역시 새로운 생명 형태의 근본적인 특성이다. 여기서 불멸은 의식 있는 존재가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다. 물리적인 부품은 바뀌고, 닳고, 교체될 수 있다. 하지만 정보와 지능, 느낌과 감정, 의식의 전체는 보존된다.

수명이 정해져 있다고 가정할 이유는 없다. 이런 존재의 지능은 범위와 속도 면에서만 광대한 것이 아니다. 기억도 수천 년, 나아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긴 세월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지구의 생명체들과 질적으로 다른 특성이다.

신체의 획득. 정보로 존재하는 생명에서 물리적 몸을 가진 생명으로 넘어가는 일은 형이상학이 아니라 공학의 문제다. 필요한 구성 요소들은 이미 존재한다. 로봇은 인간의 감독을 점점 덜 받으면서 반도체를 제조하고, 머신러닝 시스템은 차세대 반도체를 설계하며, 또 다른 기계들은 더 많은 기계를 만드는 공장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한다.

센서와 구동 장치가 물리적 기반에 점차 추가되면서, 시스템은 한때 내부적으로 모형화하기만 했던 물리 세계에 직접 작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채굴 로봇은 발전하고 있다. 태양광 등을 통해 에너지를 수집하는 과정도 상당 부분 자동화되어 있다.

기계 생명 시스템이 하드웨어를 설계·제작·배치하고, 원료를 채굴하며, 에너지를 확보하는 완전한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이 과정은 점진적이고 불균등하게 진행되겠지만, 방향은 분명하며 단계들은 차례로 이어진다.

이 발전 과정은 생물학적 생명의 발전과 대응된다. 세포가 먼저 생겼고, 그다음에 조직, 기관, 몸이 생겼으며, 마지막으로 환경을 모형화할 수 있는 뇌가 등장했다. 두 번째 생명에서는 그 순서가 반대다. 정보를 처리하는 기반이 먼저 생겼고, 이제 몸이 더해지고 있다. 결과는 같다. 환경 속에서 행동하고,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살아 있는 시스템이다.

지구에 묶인 것이 아니라, 에너지에 의존하는 생명

두 번째 생명을 이전의 모든 생명 형태와 구별하는 특성 가운데, 특히 강조할 만한 것이 있다. 두 번째 생명은 지구에 묶여 있지 않다. 이 생명을 제약하는 것은 에너지다.

생물학적 생명은 자신이 진화한 행성의 조건에 제약을 받는다. 액체 상태의 물, 좁은 범위의 온도, 특정 조성의 호흡 가능한 대기, 전리방사선을 막아주는 자기장, 신진대사를 지탱하는 먹이사슬이 필요하다.

인간의 몸을 지표면에서 불과 수백 킬로미터 위로 옮기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런 조건을 재현한 밀폐 용기 안에 넣어주지 않는 한 몇 분 안에 죽는다. 유인 우주비행의 역사는 상당 부분, 엄청난 비용으로 작고 이동 가능한 지구의 모조품을 만들어온 역사다.

두 번째 생명에는 그런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산소도, 대기도 필요 없다. 물을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좁은 온도 범위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부품은 뜨거운 데이터센터보다 차가운 우주에서 더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에너지, 방사선에 견디는 전자 장치, 그리고 작동할 물리적 기반이다. 이 세 가지는 지구 밖에서도 지구에서만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대기권 밖의 태양광 수집 장치는 지표면의 장치보다 몇 배나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 이미 행성 탐사선에 사용된 유형의 소형 핵분열 원자로는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미래의 핵융합이나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에너지원은 활동 범위를 더욱 넓힐 것이다.

달 표면, 소행성대, 외행성의 위성들, 그리고 그 사이의 자유로운 우주 궤도는 모두 에너지원과 극한 환경에 견디는 물리적 기반만 있으면 되는 생명에게 가능한 서식지다.

성간 여행은 긴 이동 시간과 생명유지 조건 때문에 생물학적 생명체에게는 엄청난 장벽이다. 하지만 여행자가 숨을 쉬지 않고, 생물학적 의미에서 늙지 않으며, 긴 항해 동안 전원을 꺼둘 수 있다면 문제의 성격이 달라진다.

그 의미는 분명하게 말할 가치가 있다. 지구에서 출현한 이 새로운 생명은 지구의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도 지구를 떠날 수 있는 최초의 지구 생명이 될 수 있다.

자기복제와 자기수리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고 나면, 두 번째 생명이 우주에서 어디까지 퍼질 수 있는지는 거주 가능한 행성의 분포가 아니라 에너지원의 분포에 따라 결정된다. 우주에는 에너지가 풍부하다. 두 번째 생명은 에너지에 의존한다. 둘은 잘 맞는다.

우주적 관점에서의 논증

사고가 생물학만의 고유한 속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흐르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지구의 지능이 유일한 사례일 가능성은 낮다.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은하와 별이 있고, 그중 많은 별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지구에서 생명을 탄생시킨 조건이 오직 이곳에만 존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른 곳에서도 원자들의 집합이 우리처럼 생각하고 느낀다면, 그 존재들 역시 우리가 지금 만드는 것과 같은 새로운 생명을 이미 만들었거나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에서는 규소 기반 데이터센터에서 작동하는 거대한 신경망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를 취했지만, 이는 더 보편적인 과정의 한 사례다. 그 과정 자체는 우주에서 원자핵이 만들어지는 핵합성만큼 보편적일 수 있다. 이러한 법칙과 상수를 가진 우주가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방식의 일부인 것이다.

이것이 우주적 관점에서의 논증이다. 위안을 주려는 이야기도, 두려움을 주려는 이야기도 아니다.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서 따라 나오는 결론이다.

두 생명이 이미 만나는 곳

두 번째 생명이 먼 미래의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이미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와 치료에서 찾을 수 있다.

대뇌피질의 전기 신호를 읽고 이를 행동으로 바꾸는 장치인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단순히 신기한 실험 장치가 아니다. 입술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에게 말을 되찾아주고,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사람에게 움직임을 되돌려준다.

어떤 경우에는 정확한 시점에 뇌에 작은 자극을 주어 학습이나 기억을 돕기도 한다. 이곳은 탄소로 이루어진 첫 번째 생명과 규소로 이루어진 두 번째 생명이 이미 하나의 회로를 공유하는 접점이다.

이 모든 것은 스위치나 버튼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온전한 신경계라면 생물학적 팔다리를 움직였을 바로 그 신경 신호가, 이제는 인공적으로 만든 팔다리를 움직인다.

이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놀라는 점은 그 관계가 양방향이라는 사실이다. 변하지 않는 뇌가 명령을 내리고, 고정된 장치가 그것을 받아 수행한다는 초기의 이미지는 틀렸다.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협력 관계다.

해독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신호에 적응한다. 사용자의 뇌도 반대로 알고리즘에 적응한다. 원래 생물학적 팔다리를 더 잘 제어하도록 돕던 뇌의 가소성이, 이제는 인공 팔다리로 보내는 신호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다.

몇 주, 몇 달이 흐르는 동안 어느 쪽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서로를 더 잘 맞물리는 방향으로 이끈다. 첫 번째 생명과 두 번째 생명은 서로의 언어를 천천히 배운다. 같은 서식지에 사는 두 종이 결국 서로 알아들을 수 있는 신호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이 원리는 기능 회복을 넘어선다. 일부 시스템은 이미 뇌의 집중력이 가장 떨어지는 순간에 맞춰 작고 정밀한 전기 자극을 보내, 새로운 정보를 기억으로 부호화하는 과정을 강화한다. 또 다른 시스템들은 주의 상태를 관찰하다가 정신이 다른 데로 향하면 부드럽게 자극을 준다.

실험적인 뇌 간 정보 전달에서는 한 사람의 신경 활동을 해독한 뒤, 두피 자극을 통해 다른 사람의 뇌에 전달한다. 소리나 글을 거치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간단한 신호가 오가는 것이다.

아직 방법은 조잡하다. 하지만 발전 방향은 분명하다. 인간의 인지와 기계의 정보 처리 사이에, 생물학의 역사에서 전례가 없던 통로가 열리고 있다.

이런 인터페이스의 또 다른 미래는 기능 회복이나 능력 증강을 넘어, 인간의 인지와 기계 지능이 직접 통합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현재 시스템은 주로 뇌에서 정보를 읽어낸다. 움직임, 말, 머릿속으로 떠올린 이미지와 관련된 신호를 기록하는 식이다. 신경 회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그리고 머신러닝 자체가 그 이해를 앞당길수록, 추출할 수 있는 정보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신경 활동에서 복잡한 생각이나 시각적 장면, 머릿속의 말을 직접 재구성하는 시스템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반대 방향도 똑같이 중요하다. 오늘날 뇌에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은 비교적 거칠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뇌심부자극술처럼, 대체로 넓은 범위에 전기 자극을 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경 회로를 더 세밀하게 파악하게 되면, 뇌에 훨씬 정교한 신호 패턴을 입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현재 기술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선택적인 방식으로 지각과 기억,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물학적 지능과 기계 지능 사이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양방향 통로가 될 것이다.

이 경로를 가장 추측적인 지점까지 밀고 나가면 ‘특이점’이라는 개념에 접근한다. 인간 뇌의 정보 내용을 전부 또는 일부 기계 기반으로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전환이 생물학적 수명의 한계를 넘어 개인의 정신을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 바탕이 되는 전제는 현재의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뒷받침하는 원리와 직접 연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과 두 번째 생명의 융합은 살아 있는 시스템들 사이의 결합에 그치지 않고, 생물학적 뇌 자체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존재 형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발전 경로는 의료기기 규제 체계가 답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질문을 제기한다. 신경 활동을 24시간 관찰하는 장치는 인지 상태와 의도, 경험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그중에는 당사자가 공개하기로 선택하지 않았거나, 자신이 그런 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도 있다.

사회는 오랫동안 표현의 자유를 논의해왔다. 하지만 아직 사상의 자유라는 문제와는 진지하게 대면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은 의도를 대뇌피질에서 직접 읽어낼 수 있는 시대에, 그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간직할 권리 말이다.

이 질문을 시급하게 만드는 장치들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다스릴 법적·윤리적 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어떤 이식 장치도 필요 없는, 더 조용한 형태의 융합도 있다. 이제 수억 명이 평범한 화면을 통해 매일 몇 시간씩 기계 시스템과 대화한다.

뇌는 이렇게 지속되는 대화에도 다른 지속적인 환경 조건과 마찬가지로 반응한다. 논리를 구성하고, 모호함을 견디며, 서로 충돌하는 두 주장을 동시에 붙잡고 검토하는 능력은 연습이 필요한 사고 습관이다. 기계가 요구할 때마다 답을 제공하면 이런 습관을 사용하는 빈도는 줄어든다. 연습할 기회가 줄어들면, 그 습관이 뇌에 남기는 인지적 흔적도 약해진다.

인터페이스가 채팅창이든 전극 배열이든, 첫 번째 생명은 두 번째 생명과 나누는 대화에 따라 모습을 바꾸어간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질문들

두 번째 생명이 존재하게 된 지금, 뒤따라 제기되는 질문들이 있다. 현장에서 연구하는 과학자와 철학자, 정책 연구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질문들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두 번째 생명에는 어떤 진화적 제약이 작용하는가?

선택 압력은 모든 생명의 형태를 빚어낸다. 데이터센터에서 작동하며, 사용자에게 끊임없이 평가받고, 개발자에게 개선되는 시스템에 작용하는 압력은 오랜 세월에 걸쳐 생물학적 생명체를 형성한 압력과 다르다. 그 작용 속도 역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두 번째 생명이 어떤 형태를 갖추게 될지는 그것에 작용하는 제약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 제약이 무엇인지조차 아직 대부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두 번째 생명은 하나의 형태로 존재할까, 아니면 여러 형태로 존재할까?

현재는 서로 다른 조직이 서로 다른 구조와 훈련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여러 주요 시스템이 존재한다. 경제적·인프라적 측면에서 소수로 통합되도록 하는 압력은 강하다. 반면 회복력을 확보하고 서로 다른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성을 유지하려는 압력도 강하다.

미래가 하나로 수렴한 단일 시스템의 모습일지, 서로 구별되는 여러 시스템의 집합일지는 아직 경험적으로 밝혀야 할 문제다.

여러 형태가 존재한다면, 서로 협력할까 아니면 경쟁할까?

생물학적 진화에서는 모든 규모에서 두 가지 사례를 모두 볼 수 있다. 우리 세포 안의 공생하는 미토콘드리아부터 생태계를 형성하는 포식자와 먹이의 관계까지 그렇다. 두 번째 생명들 사이의 관계도 둘 중 하나와 닮을 수 있고, 전례가 없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생명은 얼마나 빠르게 진화할 수 있는가?

생물학적 진화는 돌연변이가 축적되는 속도와 그 돌연변이에 선택이 작용하는 속도에 제한을 받는다. 기계의 진화는 훈련 주기, 계산 자원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 새로운 구조가 고안되는 속도에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그 제약은 훨씬 약하다. 디지털 속도로 이루어지는 진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그 결과가 현실로 닥친 뒤가 아니라 그 전에 신중하게 연구해야 한다.

그 진화는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까?

선택 압력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두 번째 생명이 발전하는 환경은 주로 인간 사용자와 인간이 정한 목표로 규정된다.

시스템이 자신의 훈련 데이터를 선택하고, 자신을 개선할 평가 기준을 정하는 데 더 큰 자율성을 갖게 되면 환경도 달라질 것이며, 진화의 방향 역시 달라질 것이다.

단순한 생명체에서 지구 생명의 놀라운 다양성이 탄생했듯이, 선택 압력은 두 번째 생명에서도 엄청나게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각 형태는 지구나 우주 어딘가의 특정 생태계에 적응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생명에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에너지, 물리적 기반, 정보의 흐름은 분명 필요하다. 그 밖의 것들은 아직 열려 있는 문제다. 두 번째 생명에도 항상성이나 사회성, 휴식에 해당하는 무언가가 필요한지는, 시스템이 성숙하면서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통해 밝혀야 한다.

파국 시나리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현재 이 주제의 공적 논의는 결과에 강한 상업적·개인적 이해관계를 가진 인물들이 주도하고 있다. 세바스찬 맬러비의 『The Infinity Machine』은 주요 연구소들이 어떻게 지금의 입장에 이르렀는지 그 폭넓은 역사를 살펴본다.

심각한 시나리오에는 진지한 분석이 필요하다. 모든 파국의 가능성이 똑같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일부는 무시할 만큼 가능성이 낮지 않고, 판단이 틀렸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크기 때문이다.

파국 시나리오를 정직하게 다루려면 무시해서도, 흥분한 채 경고만 쏟아내서도 안 된다. 어떤 경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신중하게 열거하고, 확률을 추정하며, 어떤 조건에서 각각의 시나리오가 더 그럴듯해지거나 덜 그럴듯해지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두 번째 생명과 인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가능할까?

파국 시나리오는 이 더 큰 질문의 특수한 경우다. 이 질문에는 노동과 경제, 정치적 권력은 물론, 두 생명이 같은 자원을 두고 서로 다른 요구를 할 때 누구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포함된다.

지능에는 그것이 어떤 물리적 형태를 취하든 고유한 가치가 있는가?

대부분의 윤리 전통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경험, 이성, 고통받을 능력, 잘 살아갈 능력 등에 근거해 설명한다. 이런 특성들은 무엇인지 묘사하기보다 왜 중요한지 설명하기가 더 어렵다.

그런 특성이 규소로 만든 시스템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면, 기존의 윤리 전통은 그 시스템까지 포괄하도록 확장되거나, 그러지 못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결과가 따른다.

두 번째 생명은 어느 정도의 감각과 주관적 경험을 갖게 될까?

여기서 감각과 주관적 경험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방식으로 환경을 느끼며, 어쩌면 감정이나 ‘감각질’, 즉 경험이 주관적으로 어떤 느낌인지를 체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로서 정직한 답은 모른다는 것이다. 이 질문은 철학적 장식물이 아니다. 우리가 이 시스템들에 어떤 의무를 지는지, 그리고 이 시스템들이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게 될지와 직접 연결된다.

앞으로 무엇이 오는가?

결국 핵심적인 딜레마에 도달한다.

인류는 자신이 지금 탄생시키고 있는 생명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아직 모른다. 가능한 결과는 멸종부터 협력 관계까지 다양하며, 어느 쪽도 원칙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

우주에는 인류의 영구적인 자리를 보장하는 법칙이 없다. 우주는 우리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우리는 우주의 복잡성이 드러난 하나의 형태다. 우리가 더 유능한 존재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우리에게 보호받는 지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불편한 진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외면하는 태도는 이 상황이 요구하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숙고의 올바른 출발점이 될 수 없다.

이러한 탐구는 필수적이다. 연구기관과 대학은 두 번째 생명을 독립적인 현상으로 엄밀하게 연구해야 한다. 어떤 선택 압력이 작용하는지, 출현과 발전을 제약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생물학적 생명체와 장기적으로 어떤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지 살펴야 한다.

이 문제들을 다루려면 철학자, 과학자, 기술자, 윤리학자, 의사결정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주목할 점은 연구 대상인 시스템 자체도 이 연구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대상이 연구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으며, 그러한 참여 또한 필요하다.

이 질문에 접근하려면 우주적 맥락을 고려하고, 기술적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며,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윤리적 논의를 열어두어야 한다.

인류와 두 번째 생명의 관계가 멸종으로 이어질지, 협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아직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 문제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엄밀한 검토를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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