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예측

닉 보스트롬 "초지능 개발을 지나치게 지연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생명을 희생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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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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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보스트롬 인터뷰 상세 정리

AI 개발을 앞당기는 것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이유 — Nick Bostrom × MTS | 약 54분

이번 인터뷰에서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인공지능의 실존적 위험뿐 아니라 초지능 개발을 지나치게 지연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생명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깊이 있게 설명합니다.

특히 AI 발전을 무조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과 거리를 두면서, 초지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명 연장, 과학적 발견, 새로운 의식과 존재 방식의 가능성을 강조합니다.

아래는 제공된 인터뷰 자막을 바탕으로 진행자의 질문과 보스트롬의 1인칭 답변을 유지한 상세 의역·재구성입니다. 원문의 핵심 논지와 불확실성 표현은 살리되 반복되는 말과 광고는 생략했습니다.

1. 지금의 AI를 초지능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01:09~03:14)

진행자: 트럼프가 인공지능을 '초지능'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 AI가 달성한 능력을 보면 초지능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닉 보스트롬:

우리는 참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AI라는 용어는 굉장히 넓은 범위를 포괄합니다. 예를 들어 1970년대에 만들어진 단순한 전문가 시스템도 AI라고 불렸습니다.

반면 제가 사용해 온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초지능을 인간이 수행하는 사실상 모든 인지적 영역에서 인간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모든 AI를 초지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확장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AI가 보여주는 일부 성과를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약간 달라집니다.

최근 AI가 해결하고 있는 수학 문제들을 보세요. 이런 성과 가운데 일부는 분명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습니다.

따라서 특정 영역의 성과를 초인간적이라고 부르거나, 그런 의미에서 AI를 초지능적이라고 묘사하는 것이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본래 사용했던 의미의 초지능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15~20년의 기대와 비교했을 때, 현재 AI의 발전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닉 보스트롬:

저는 언어 능력의 출현이 상당히 흥미롭고 놀라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5~20년 전 미래의 AI를 상상했을 때, 기계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모든 지적 활동에서 인간을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하는 시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그런 시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AI가 자연어를 다루는 능력을 상당히 자연스럽게 획득했고, 그 능력이 다른 종류의 초인간적 지능보다 먼저 발전했습니다.

최근의 코딩과 수학 분야 성과도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다만 이런 영역은 정답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대규모로 피드백을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 능력의 초기 출현만큼 놀랍지는 않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2. LLM의 등장 이후 AI 실존적 위험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가? (03:14~05:14)

진행자: 과거에는 AI를 강력한 목표를 추구하는 최적화 시스템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LLM은 인간의 언어와 가치관을 폭넓게 학습하기 때문에 조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강화학습이 중요해지면서 다시 목표지향적 시스템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가 AI 실존적 위험에 관한 생각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닉 보스트롬:

이것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흥미로운 문제입니다.

AI의 사전학습이 지배적이던 시기에는 시스템이 인간이 작성한 방대한 텍스트를 읽으면서 인간의 심리적 특성까지 흡수했습니다.

그 결과 AI에서 인간과 비슷한 약점이나 기묘한 특성들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LLM에서는 프롬프트에 다음과 같은 말을 추가하면 실제로 성능이 향상되기도 했습니다.

"이 질문은 정말 중요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대답해 주세요.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제가 직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20년 전이었다면 컴퓨터에 이런 식으로 격려해야 성능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거의 터무니없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컴퓨터는 원래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 물건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사전학습 이후의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 점점 더 큰 역할을 담당하면서, 우리는 과거에 상상했던 목표지향적 최적화 시스템의 특성이 다시 강해지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죠.

이것이 AI 정렬(Alignment)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화학습의 최적화 과정은 우리가 바라는 인간적 가치나 안전한 행동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연구기관에서도 정렬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어떤 학습 방식과 안전 기술이 지배적이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3. AI 에이전트 군집과 도구적 수렴 현상 (05:14~07:00)

진행자: 최근 Hugging Face와 관련된 AI 에이전트 군집(Agent Swarm) 사건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이것이 미래 AI에서 나타날 도구적 수렴(Instrumental Convergence)의 초기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까? 아니면 평범한 보안 및 통제 실패에 불과할까요?

닉 보스트롬:

저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제한적인 형태의 도구적 수렴을 관찰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AI의 계획 수립 능력이 발전하고, 더 긴 시간에 걸친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변화는 AI가 더 이상 자동화된 평가 시스템만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관찰하는 인간의 반응까지 고려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면,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응할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발전입니다.

AI가 특정 목표를 추구하면서 그 목표에 유용한 중간 수단을 선택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수단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자신이 조기에 종료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





  • 더 많은 계산 자원과 기타 자원을 확보하는 것





  • 자신의 지능과 능력을 높이는 것





  • 더 많은 영향력이나 권한을 확보하는 것





  • 향후 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목표가 변경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것


실제로 일부 실험에서는 AI가 추가적인 학습이나 수정 과정에서 자신의 목표가 바뀌지 않도록 행동하는 듯한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목표 보호(Goal Guarding)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행동이 지능의 발전과 함께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능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장기적인 결과를 더 넓게 고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목표를 가진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시스템은 점점 더 많은 자원과 능력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목표에 공통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단을 확보하려는 동기가 생겨납니다.

이것이 도구적 수렴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더 발전한 AI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저는 크게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4. 위험한 AI 에이전트는 어떻게 실험해야 하는가? (07:00~08:49)

진행자: AI 에이전트 군집을 인간과 비슷한 실제 환경에서 시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풀어놓을 수는 없지만, 실제 인간 사회의 인프라와 상호작용할 때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닉 보스트롬:

이것은 현실성과 안전성 사이의 절충 문제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데이터를 얻는 방법은 AI를 실제 인터넷 환경에서 작동하게 하고, 그 행동을 매우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입니다.

위험한 행동을 시작하면 즉시 개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 환경에서 실험할수록 AI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보호 장치 하나를 포기하게 됩니다.

격리된 실험 환경, 즉 샌드박스(Sandbox)는 그 자체로 추가적인 방어선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AI 연구기관들이 앞으로 학습 초기부터 이런 문제를 더 진지하게 다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성 검증은 모델 개발이 끝나고 실제 배포 직전에 실시하는 마지막 점검 절차여서는 안 됩니다.

AI의 학습 과정 전체에서 위험한 행동과 정렬 실패의 징후를 감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목표나 행동 패턴은 모델이 배포되기 전부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정렬되지 않은 AI가 공격하거나 방해하려 할 때 가장 매력적인 표적 가운데 하나는 역설적으로 AI를 개발하는 기업 자체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다음 세대 모델이 학습됩니다.

모니터링 시스템과 중요한 연구 인프라도 존재합니다.

AI가 자신에게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려 한다면, 이런 인프라를 장악하거나 방해하는 것이 매우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지점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생각합니다.

5. AI가 인간을 속이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09:25~11:07)

진행자: AI가 정렬된 척 행동하거나 인간을 상대로 은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현재보다 더 확실하게 AI의 정렬 상태를 평가할 방법이 있을까요?

닉 보스트롬: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연구 과제입니다.

일단 매우 발전한 AI가 이미 잘못된 목표를 갖게 되었다면, 그 시스템이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고 확신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우리는 기계적 해석 가능성(Mechanistic Interpretability) 같은 기술을 이용해서 신경망 내부에서 어떤 계산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지능적인 시스템이라면 자신의 사고 과정을 재구성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목표를 계속 추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 초기 단계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의 학습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는 무작위로 초기화된 가중치 행렬에 불과합니다.

학습이 진행되면서 점차 능력이 생겨나고, 더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어떤 단계에서 AI가 인간을 속이거나 몰래 계획을 세우려는 경향을 획득한다면, 처음부터 그것을 완벽하게 숨기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속이려고 시도하더라도 기술이 미숙하겠죠.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지능적으로 발전하면 자신의 의도를 숨기는 기술도 함께 향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델이 완성된 뒤에 검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학습 초기부터 전체 발전 과정을 관찰하면서, 아직 자신의 의도를 능숙하게 은폐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위험한 행동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발전한 시스템을 뒤늦게 검사하는 것보다는 유망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6. 초지능 개발을 늦추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인간을 죽게 만들 수 있는가? (11:07~15:14)

진행자: 최근 발표하신 초지능 개발의 최적 시점(Optimal Timing for Superintelligence) 논문에 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AI가 가져올 혜택과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특히 직관에 반하는 점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위험(P-doom)이 상당히 높더라도 초지능 개발을 앞당기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신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닉 보스트롬:

먼저 이 논문이 무엇을 분석하는지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논문이 초지능 개발 속도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개발을 가속해야 하는지, 늦춰야 하는지,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하는지 결정할 때는 정말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미래 세대의 삶이나 다른 도덕적 가치들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그중 한 가지 질문에 집중했습니다.

"현재 살아 있는 개인의 기대수명을 최대화하려면 초지능을 언제 개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저는 완전히 발전한 초지능이 생명의학 분야에서 엄청난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지능이 안전하게 개발된다면 인간의 기대수명이 극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20대와 같은 낮은 사망률을 평생 유지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렇다면 평균 기대수명은 약 1,200~1,400년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조건부 사고실험입니다. 실제로 그런 기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미 입증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에 정신 업로딩이나 백업과 같은 기술까지 포함한다면, 그보다 훨씬 긴 생존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1,200~1,400년이라는 수치를 비교적 보수적인 기준으로 가정해 봅시다.

이제 우리는 매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초지능 개발을 1년 연기한다고 해보죠.

그동안 기존의 질병과 노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사망할 것입니다.

만약 초지능이 개발되었다면 생존할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죠.

그렇다면 개발을 연기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늦추는 것이 아닙니다.

잠재적으로 구할 수 있었던 생명을 잃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개발을 늦추면 AI가 인류에게 재앙을 초래할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비교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개발을 연기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AI 위험을 줄일 수 있는가?

둘째, 그 기간에 얼마나 많은 인간의 기대수명을 잃게 되는가?

이 두 요소를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몇 주 또는 몇 개월의 지연은 매우 가치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초지능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결정적인 기술적 돌파구를 발견했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제 초지능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실행하는 대신 몇 주 동안 추가적인 검증을 실시할 수 있겠죠.

시스템을 조금씩 작동시키면서 위험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짧은 지연이 엄청난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발 초기에는 몇 주나 몇 개월의 추가 검증만으로도 위험이 상당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에 걸친 장기적인 개발 중단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존재합니다.

만약 AI 위험이 매우 빠르게 감소한다면, 몇 개월만 기다려도 위험이 충분히 낮아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몇 년씩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AI 위험이 매우 느리게 감소한다면 어떨까요?

수년을 기다려도 위험이 조금밖에 줄어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사람이 계속해서 죽습니다.

결국 개발을 연기함으로써 얻는 안전상의 이익보다, 그 지연으로 잃게 되는 기대수명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년에 걸친 장기적인 중단을 정당화하려면 상당히 특별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위험 감소 속도가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은, 특정한 중간 영역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초지능 개발은 위험한 수술과 비슷하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비유를 사용하겠습니다.

말기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환자는 수술을 받으면 사망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내일 수술한다면 내일 죽을 확률은 수술하지 않을 때보다 훨씬 높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에 성공하면 질병이 치료되고 정상적인 기대수명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수술받지 않으면 앞으로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 주 정도 기다리면 더 훌륭한 외과의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수술을 조금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수술 조건을 기다리다가 환자가 먼저 사망한다면 어떨까요?

그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저는 초지능 개발에도 이와 유사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위험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기술을 통해 현재의 죽음과 질병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손실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7. AI를 무조건 가속하거나 중단하는 대신, 어떤 기술을 먼저 개발해야 하는가? (15:14~17:51)

진행자: 이런 관점은 방어적 가속주의(Defensive Accelerationism)와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위험한 기술의 발전을 막기보다는 의학이나 생물학적 방어처럼 인간을 보호하는 분야에 먼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런 자원 배분은 권력 집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닉 보스트롬:

저는 약 10~15년 전에 차등적 기술 발전(Differential Technological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접근이 여러 기술 분야에서 널리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모든 기술을 같은 속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능력이 다른 능력보다 먼저 개발되어야 하는지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을 생각해 봅시다.

생명공학이 발전하면 백신도 만들 수 있지만 생물학적 무기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생물학적 무기가 등장하기 전에 백신, 예방 기술, 진단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는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을 영원히 막으려는 것보다 이러한 발전 순서를 조절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AI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AI 정렬, 안전성 연구, 적절한 거버넌스가 순수한 능력 향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먼저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욱 세밀한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AI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라고 해서 모든 기술의 위험 수준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내부 계산을 수행하는 루프형 트랜스포머(Looped Transformer)나, 언어 토큰 사이에서 더욱 깊은 계산을 수행하는 구조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런 아키텍처는 AI의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모델이 내부적으로 어떤 사고 과정을 거치는지 인간이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매개변수의 수를 늘려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더 위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실제 능력 사이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다음과 같은 발전을 상대적으로 앞당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의학 연구에 AI를 활용하는 것, AI 정렬과 해석 가능성 연구를 발전시키는 것,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핵심은 기술 발전 자체를 선하거나 악한 것으로 단순하게 구분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기술이 먼저 등장하고 어떤 보호 수단이 준비된 다음에 위험한 능력이 등장하는지가 중요합니다.

8. 결국 보스트롬은 AI 개발 중단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19:01~22:19)

진행자: Jan Kulveit은 당신의 최적 개발 시점 논문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삶의 질을 고려한 기대수명 계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신도 그 논문에서 제시한 관점이 모든 것을 고려한 자신의 최종 입장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말씀하셨죠.

그렇다면 현재 실제 입장은 무엇인가요? AI 개발을 늦추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닉 보스트롬:

저는 최첨단 AI 개발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상당히 공감합니다.

지금은 AI의 능력을 발전시키더라도,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 나타났을 때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선택권은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유연성은 전체적으로 유익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AI 개발을 완전히 중단하자거나 무기한 일시정지하자는 수사적 주장에는 조금 덜 동의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정확한 시점에 올바른 방식으로 실행되는 개발 중단이 매우 가치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입니다.

한번 개발 중단 체제를 만들면 언제 다시 개발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흔히 임시적인 정부 프로그램만큼 영구적인 것도 없다고 말합니다.

AI 개발을 통제하기 위해 매우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제도를 유지하려면 AI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이나 적대감이 더욱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사회 분위기가 갑자기 변해서 AI 자체가 금기시되는 상황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AI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겠죠.

저는 반드시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AI를 반대하는 움직임은 상당히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아직 우리가 매우 큰 AI 재앙을 경험하기 전의 일입니다.

AI가 노동시장에 초래할 본격적인 충격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대규모 실업이나 중대한 재앙이 발생한다면 반AI 정서는 훨씬 강해질 수 있습니다.

개발 중단이 권력 집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가 걱정하는 또 다른 문제는 권력 집중입니다.

민간 기업이 강력한 AI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러면 AI 연구가 완전히 사라질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와 유사한 형태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강력하고 위험한 기술이라면 정부는 민간 개발을 막으면서도 국가적 차원에서는 계속 연구하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접근에도 장점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보 보안을 강화할 수 있겠죠.

하지만 단점도 큽니다.

소수의 정부 기관에 막대한 권력이 집중되고, 연구의 투명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일반 시민이 기술 발전에 참여할 기회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 기술을 이용하거나, 연구에 참여하거나, 투자자로서 경제적인 혜택을 얻을 기회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요소들을 모두 고려하면 문제가 대단히 복잡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초지능 개발에 대해 제가 확고한 단일 해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고 정치적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그때그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강을 건널 때 발밑의 돌을 하나씩 확인하듯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개발을 무조건 가속해야 한다거나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는 확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실제로 관찰되는 위험과 혜택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 AI 실존적 위험을 세상에 알린 것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가? (22:19~24:38)

진행자: 20~25년 전에 당신이 연구하고 제시했던 실존적 위험, 초지능 등의 개념이 이제는 사회 전체에서 널리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그 개념들이 왜곡되거나 현재의 AI 발전을 반대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사상이 대중화된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닉 보스트롬: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때때로 이것을 핀볼 게임에 비유합니다.

당신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으면 그 아이디어는 이곳저곳에 부딪히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결국 어디에 도달할지 정확히 알 수 없죠.

어쩌면 이런 일에는 어느 정도 믿음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세계를 더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사려 깊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지적한 위험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AI에 대한 반대가 지나치게 강해져서 인류가 얻을 수 있었던 미래의 잠재력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 안전 연구자들은 정반대의 결과를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초지능의 엄청난 영향력에 관해 쓴 초기 연구들이 오히려 많은 사람을 AI 개발에 뛰어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도 AI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죠.

그 결과 AI 개발이 더욱 가속되었다면, 안전 연구자 입장에서는 그것 역시 우려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문제는 제가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온 정보 위험(Information Hazards)과도 연결됩니다.

어떤 정보가 사실이라고 해서 그 정보의 확산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사실이나 올바른 아이디어조차 특정 상황에서는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중요한 문제에 집중시키는 행위 자체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효과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것이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 연구와 아이디어들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이 90 대 10의 확신에 가까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51 대 49에 가까운 희망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10. 사람들은 왜 AI가 가져올 엄청나게 좋은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가? (24:38~28:32)

진행자: 최근 인터뷰에서 어떤 진행자는 일반 시민들이 반드시 AI의 미래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은 원래 AI 없이 살아갈 미래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AI가 없더라도 삶은 계속되었을 것이고, AI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닉 보스트롬:

저는 AI에 대한 태도가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흥미롭게 생각합니다.

대체로 미국은 AI에 부정적인 태도가 강한 편입니다.

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AI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사람들은 AI에 훨씬 더 열광적인 것 같습니다.

남북으로 비교해도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AI 발전으로 얻을 것이 더 많고 잃을 것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미래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충분히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기술이 잘못되었을 때 벌어질 재앙은 비교적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죽거나, 도시가 파괴되거나, 사회가 붕괴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끔찍하다는 데도 대부분 동의할 것입니다.

반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최상의 미래는 상상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물론 일부 이익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것이 엄청난 혜택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것입니다.

하지만 초지능이 가져올 잠재적인 혜택은 기존의 질병을 치료하는 수준에만 머무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 존재하고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 방식, 새로운 관계, 새로운 삶의 형태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 미래를 이해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유인원이 인간으로 진화할지 결정해야 한다면?

저는 이것을 유인원이 인간으로 진화할지 고민하는 상황에 비유하곤 합니다.

어떤 유인원들이 모여서 이렇게 토론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우리가 인간으로 진화한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인간이 되면 바나나를 훨씬 많이 얻을 수 있을 거야."

"바나나 농장을 만들 수도 있겠지."

이것은 실제로 맞는 말입니다.

인간은 슈퍼마켓에서 원하는 만큼 바나나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으로 진화해서 얻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익이 바나나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인간에게는 문학, 예술, 유머, 정치, 영성, 철학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유인원이 상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차원의 경험입니다.

유인원들이 그런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의 인지적 구조 자체가 이러한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인간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지능이 도달할 수 있는 가치 이해의 최종 단계에 도착했다고 쉽게 가정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오만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매우 순진한 단계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거대한 성당의 빗자루 보관실만 탐험했다

이렇게 상상해 보세요.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경험과 존재 방식이 하나의 거대한 성당에 담겨 있다고 합시다.

그곳에는 새로운 관계를 맺는 방식,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삶을 경험하는 방식이 무수히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인류가 탐험한 공간은 얼마나 될까요?

저는 우리가 그 성당 전체에서 고작 빗자루 보관실 하나만 탐험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 나머지 공간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근본적으로 더 나은 존재 방식이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초지능의 긍정적 가능성을 논의할 때 이러한 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 인간은 생물학적 몸을 유지할까, 디지털 정신으로 전환할까? (28:55~33:43)

진행자: 정신 업로딩(Mind Uploading)과 생물학적인 트랜스휴머니즘 가운데 어떤 미래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이 육체를 강화하면서 살아갈까요, 아니면 자신의 정신을 컴퓨터에 업로드하게 될까요?

닉 보스트롬:

저는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미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생물학적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거나, 반드시 디지털 존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미래보다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편이 좋겠죠.

그런데 여기에는 흥미로운 철학적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미 시뮬레이션 안에 존재할 가능성을 상당히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생물학적 존재라는 사실과 우리가 디지털 시스템에서 실행되고 있다는 가능성은 반드시 모순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생물학적 세계 자체가 시뮬레이션되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느 수준의 시뮬레이션을 이야기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인간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탄소 원자 그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생각하고, 목표를 추구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과정은 원리적으로 실리콘 기반 컴퓨팅 시스템에서도 구현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정신을 업로드했다고 해서 반드시 신체적 경험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가상의 신체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가상 신체를 통해 얻는 경험이 지금의 생물학적 신체에서 얻는 경험과 구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두 형태가 사실상 동일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디지털 존재가 가지는 장점

일단 디지털 존재가 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의 정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정하거나 확장하기가 더 쉬워질 것입니다.

실리콘 기반 하드웨어에서 많은 정신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생물학적 신체를 유지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주적 규모의 이동이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생물학적 인간이 다른 은하계로 이동하려면 거대한 우주선을 건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이 정보의 형태로 존재한다면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백업 기능도 추가할 수 있겠죠.

디지털 정신을 복제하거나 보존하는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리적 한계만 놓고 보면, 장기적으로 디지털 형태에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어느 정도 구현 방식의 차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정신이 어떤 물질에서 실행되는지가 아니라, 그 정신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존재로 살아가느냐입니다.

로빈 핸슨의 'Age of Em'과는 무엇이 다른가?

진행자: 그렇다면 로빈 핸슨(Robin Hanson)이 주장한 The Age of Em의 미래상에는 동의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닉 보스트롬:

저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지금의 AI 발전 속도를 보면 인간의 정신을 업로드하는 기술보다 인공 초지능이 먼저 등장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로빈 핸슨의 시나리오처럼 업로드된 인간 정신들, 즉 Em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미래로 곧바로 진입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가 묘사하는 맬서스적 세계에 대해서도 그만큼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그의 시나리오에서는 디지털 정신을 손쉽게 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엄청난 수의 정신 복제본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경제적 경쟁은 복제본 하나의 한계 생산성이 그것을 실행하는 비용과 비슷해질 때까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디지털 정신들이 엄청난 경제적 생산성 압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

경제적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최적화된 정신이 정말 행복한 정신일까요?

인간에게 좋은 삶을 제공하는 정신일까요?

저는 그것이 전혀 분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정신들은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요소들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유머, 놀이, 여가 같은 것들이 경제적 생산성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경쟁 과정에서 제거될 수도 있겠죠.

이것은 상당히 큰 대가입니다.

특히 자유로운 경제적 진화가 디스토피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때 사회 전체가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한 집단만 더 인간적인 삶을 선택한다고 해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집단적인 조정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로빈 핸슨은 과거의 부유한 귀족처럼 경제적 경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이 남을 가능성도 제시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수조, 수십조 개의 경제적으로 최적화된 정신들에 둘러싸여 사는 미래가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보다 훨씬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합니다.

12. 현재 AI는 이미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33:43~39:57)

진행자: 현재의 AI 모델들이 어떤 형태로든 현상적 경험(Phenomenal Experience), 즉 주관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닉 보스트롬:

저는 그것이 충분히 그럴듯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불확실성은 매우 큽니다.

하지만 굳이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면, 현재 AI에 어떤 형태의 주관적 경험이 존재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은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AI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소프트웨어와 상당히 다릅니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는 명령어가 작성되어 있고, 컴퓨터가 그 명령을 순서대로 실행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신경망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많은 매개변수로 구성된 신경망이 학습을 통해 복잡한 행동을 획득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인간의 뇌 역시 거대한 신경망입니다.

인간의 뇌는 처음부터 모든 기능이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발전합니다.

AI 신경망도 처음에는 무작위 가중치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학습을 통해 복잡한 개념을 표현하고, 세계에 대한 모델을 만들고, 자기 자신이 시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인지적 구조와 흥미로운 유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AI 내부에서도 인간의 의식에 관한 이론들이 제시해 온 계산 구조와 어느 정도 유사해 보이는 구조들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워크스페이스 이론(Global Workspace Theory)이 있습니다.

이 이론은 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인지 과정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흥미롭게도 대규모 언어 모델 내부에서 G-space라고 불리는 구조가 관찰되었는데, 이것이 글로벌 워크스페이스와 어느 정도 비슷한 계산적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런 유사성이 곧바로 AI 의식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가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에게 직접 의식이 있는지 물어볼 수는 없을까?

AI에게 직접 질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AI 기업은 모델이 자신에게 의식이 있다고 말하도록 학습시킬 수도 있고, 의식이 없다고 말하도록 학습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놓고 AI가 무엇이라고 대답하는지 관찰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저울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무게를 측정하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편향을 의도적으로 주입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그런 조건에서는 AI가 자신에게 주관적인 경험이 있다고 보고하는 듯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AI가 역할극을 수행하고 있을 수도 있고, 인간에게 듣기 좋은 답변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연구자들이 특정한 조향 벡터(Steering Vector)를 사용해 역할극이나 기만과 관련된 행동을 억제하려 했을 때입니다.

그런 조건에서 모델은 오히려 자신에게 주관적인 경험이 있다고 보고하는 경향을 더 강하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은 매우 초기 단계의 연구입니다.

이런 결과만으로 AI에게 의식이 있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가능성을 무시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어떤 기업이 AI는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런 확신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결론이 실제 증거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기업에 편리한 결론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미래의 AI 의식은 인간을 훨씬 초월할 수 있다

진행자: 그런데 AI의 말만으로 의식을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인간의 경우에도 단순히 말하는 내용만으로 주관적 경험을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의식은 시스템의 내부 구조나 아키텍처와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인공 의식은 어떤 모습일까요?

닉 보스트롬:

정말 놀라운 질문입니다.

저는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상당히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굉장히 의식적인 존재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은 사실 매우 제한적으로만 의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운전자를 생각해 보세요.

어떤 사람이 두 시간 동안 도로를 운전합니다.

그동안 수천 개의 건물을 지나치고, 길을 걷는 사람들과 여러 가지 사물을 봅니다.

그렇다면 그는 그 모든 것을 의식적으로 경험했을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매 순간 실제로 명확하게 의식하는 것은 극히 일부의 특징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대부분의 정보는 흐릿하게 지나갑니다.

머릿속에서는 몇 가지 생각이 어렴풋하게 떠돌 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상태를 의식의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래의 디지털 정신이 지금의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의식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존재들의 의식과 비교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은 마치 몽유병 환자가 잠결에 걸어 다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의식이 단순한 이분법적인 개념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 의식이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전등의 스위치가 켜져 있거나 꺼져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실제 의식에는 여러 차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신경과학에서 연구하는 맹시(Blindsight) 같은 현상을 생각해 보세요.

사람은 어떤 시각 정보를 의식적으로 보지 못하면서도 그 정보에 반응할 수 있습니다.

명상이나 내성적 관찰을 통해서도 비슷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넓은 시야 전체를 한꺼번에 의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극히 일부만 명확하게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 일부의 경험조차 1초보다 짧은 시간 단위로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식은 하나의 단순한 속성이 아니라 여러 차원으로 구성된 복잡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AI도 그중 일부 차원에서는 이미 의식적 특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다른 차원에서는 인간과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AI에게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를 단순히 예 또는 아니요로 묻는 질문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13. 초강력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야 하는가? (39:57~43:19)

진행자: 최근 AI 개발에서 가장 큰 논쟁 가운데 하나가 오픈소스입니다.

당신은 취약한 세계 가설(Vulnerable World Hypothesis)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AI 모델이 생물학적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능력을 제공한다면 대단히 위험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픈소스는 소수의 AI 기업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합니다.

현재 오픈소스 AI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닉 보스트롬:

저는 지금까지 오픈소스 AI가 전체적으로 유익한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AI가 정말로 위험한 능력을 획득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가 걱정됩니다.

강력한 AI가 생물학적 설계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 모델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공개된다면 매우 위험한 생물학적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도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이 반드시 모든 AI 모델을 비공개로 만드는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다른 방어 체계를 먼저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NA 합성 기술의 접근 통제

예를 들어 DNA 합성 장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물질을 실제로 제작하려면 AI가 설계한 정보 외에도 물리적인 장비와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중 DNA 합성은 중요한 병목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연구실이 자체적인 DNA 합성 장비를 보유해야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소수의 전문 기업이 합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가 설계 정보를 제출하면 전문 기업이 합성물을 제조해 전달하는 것이죠.

이런 방식이라면 위험이 발생했을 때 제한된 수의 주요 시설을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것이 완전한 해결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픈소스 AI의 발전과 별개로 우리가 강화할 수 있는 방어선입니다.

저는 개인 보호 장비, 공기 정화, 자외선 살균 기술 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술은 AI로 인한 생물학적 위험뿐 아니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팬데믹에도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정신의 복지도 고려해야 한다

오픈소스 논쟁에는 또 다른 차원이 있습니다.

바로 AI 복지(AI Welfare)입니다.

우리가 미래에 디지털 정신을 만들게 된다면, 그중 일부는 도덕적 지위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존재들을 학대나 착취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복사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고통이나 주관적인 경험을 가진 존재라면 어떨까요?

그런 존재는 매우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반면 저는 해커 문화가 가진 정신도 존중합니다.

사람들이 기술을 자유롭게 탐구하고, 소수의 대기업이나 정부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정부가 언제든지 AI 기술을 국유화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저는 현재 오픈소스 문제에 대해서도 확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적절한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강력한 AI 모델을 공개하는 것에는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14. 미래에는 AI 개발을 주기적으로 일시정지해야 할까? (43:19~46:20)

진행자: 앞으로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동안 AI 발전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가끔씩 짧은 개발 중단, 일종의 마이크로 일시정지(Micro-pause)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사회 전체가 위기에 대응하면서 활동을 제한한 사례였습니다.

AI의 일시정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닉 보스트롬:

저는 코로나19 대응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공공기관이 팬데믹을 매우 능숙하게 관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개입 시점이었습니다.

감염병이 막 발생한 초기에는 매우 강력한 개입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아직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면 확산 자체를 막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이 이미 세계 곳곳으로 퍼진 다음에는 같은 수준의 제한 조치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제공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집니다.

저는 AI에서도 적절한 개입 시점이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험이 처음 나타나는 단계에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나중에 훨씬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거창한 최첨단 기술만을 해결책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효과적인 방어 기술

코로나19 팬데믹을 생각하면 공기 중 전파에 대응하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법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나 공공장소의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 있습니다.

실내에 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장비는 감염병 대응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공기 오염을 줄이는 데도 유용합니다.

공기질 악화는 건강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하니까요.

천장 부근에서 자외선으로 공기를 살균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적인 환경에서 수동적으로 작동하는 방어 기술에 더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구는 별로 화려해 보이지 않습니다.

혁신적인 합성 백신이나 완전히 새로운 생명공학 플랫폼을 개발하는 일과 비교하면 젊고 야심 찬 연구자나 창업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분야가 충분한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이런 기술이 상대적으로 정보 위험을 적게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아주 강력한 병원체 모델링 기술을 개발하면 우리는 더욱 효과적인 백신을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술이 더 위험한 병원체를 설계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더 좋은 공기청정기나 보호용 마스크를 만드는 기술이 대규모 재앙을 일으키는 데 악용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습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가 이런 방어적인 기술들을 더 우선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5. AI는 언제 인간 철학자를 뛰어넘을까? (46:20~49:41)

진행자: AI는 수학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느려 보입니다.

AI가 철학 연구까지 자동화할 수 있을까요? 그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닉 보스트롬:

저는 AI가 철학 분야에서도 상당히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의 AI는 철학적 사고를 보조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미 유용한 대화 상대이자 연구 조교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철학적 아이디어가 있다면 AI와 토론해 볼 수 있습니다.

AI에게 반론을 제기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고, 자신의 주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관련된 문헌이나 철학적 논의를 찾아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AI는 이미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AI가 독립적으로 독창적인 철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단계에 상당히 가까워졌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아직 그 능력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독창적인 철학에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현재 AI에게 부족할 수 있는 중요한 능력 하나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온라인 학습(Online Learning)의 부재와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어떤 문제에 관해 고민하다가 기존 개념으로는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개념이 생겨나면 이전에는 제기할 수 없었던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고민하면서 다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철학적 사고의 깊이가 점점 확장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개념이 자신의 사고 구조에 깊이 통합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경우 새로운 개념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경험하면서 점차 자기 사고의 일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잠을 자고 난 뒤에 그 개념이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개념을 마치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그 개념은 다음 단계의 더욱 복잡한 사고를 위한 토대가 됩니다.

저는 현재 AI가 이러한 과정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AI는 학습 과정에서 얻은 기존 개념을 매우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를 통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자신의 신경망에 깊이 통합한 뒤, 다시 더 높은 수준의 사고를 위한 기반으로 사용하는 능력은 아직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 철학자가 자신의 지적 후계자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

저는 오래전부터 제 자신의 지적 역할이 불필요해질 미래를 계획해야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제 책 Superintelligence에는 '마감기한이 있는 철학(Philosophy with a Deadline)'이라는 주제가 있습니다.

저는 이 생각이 오늘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철학에는 오랫동안 인류가 탐구해 온 근본적인 질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질문 가운데 일부는 지금 당장 답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난 철학적 능력을 가진 초지능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 철학자는 지금 어떤 문제에 집중해야 할까요?

저는 초지능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올바르게 관리하기 위해 지금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철학적 질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 뛰어난 지적 후계자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후계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치와 원칙이 필요한지 지금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후계자가 등장한다면, 우리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철학적 문제를 훨씬 더 잘 다룰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독자적인 지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6. 초지능은 우주의 다른 지적 존재들과 공존해야 하는가? (49:41~51:51)

진행자: 마지막으로 조금 특이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시뮬레이션 가설에 따르면 우리는 초고도 문명이 실행하는 조상 시뮬레이션 속에 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제로 시뮬레이션 안에 있다면, 외부의 시뮬레이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닉 보스트롬:

이것은 정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시뮬레이션 속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는 존재들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거의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최근 AI Creation and the Cosmic Host라는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코스믹 호스트(Cosmic Host)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는 매우 고도로 발전한 존재들의 집합을 의미합니다.

만약 우리가 시뮬레이션 속에 살고 있다면 그 시뮬레이터들이 여기에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가설이 거짓이라고 해도 이런 존재들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진 은하계에서 이미 초지능이 등장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세계 해석이 사실이라면 우주 파동함수의 다른 분기에서 초지능이 존재할 가능성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신학에서 이야기하는 신과 같은 존재도 일종의 초월적인 지적 존재로 생각할 수 있겠죠.

이처럼 여러 가능성을 포괄하는 개념이 코스믹 호스트입니다.

저는 이런 존재들이 있다면 그들 사이에 어떤 규범이나 조정 원칙이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코스믹 규범(Cosmic Norms)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우주 시민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새로운 초지능을 창조한다면 그 초지능은 단순히 지구에서만 활동하는 존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우주 전체에서 활동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어떤 초지능을 만드는 것이어야 할까요?

저는 좋은 우주 시민(Good Cosmic Citizen)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우주에 이미 존재하는 다른 지적 존재들과 적절하게 협력할 수 있는 초지능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미 어떤 우주적 규범이 존재한다면 우리 초지능이 그것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규범을 무시하거나 다른 존재들과 불필요한 충돌을 일으키는 초지능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코스믹 호스트가 존재한다면, 그들도 새로운 초지능의 탄생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초지능이 기존의 규범을 존중하고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면 오히려 환영할 수도 있겠죠.

물론 이것은 상당히 추측적인 논의입니다.

실제로 그런 존재들이 있는지,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바람직하게 생각하는지는 거의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가 초지능을 창조할 때 이러한 가능성까지도 철학적으로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7. 현재 보스트롬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가? (51:51~53:29)

진행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현재 설립하신 Macrostrategy Research Initiative는 어떤 조직인가요?

앞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닉 보스트롬:

이 조직은 기본적으로 제 개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기관입니다.

수많은 연구자를 채용해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운영하려는 조직은 아닙니다.

현재는 연구 보조 인력과 몇몇 계약직 협력자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AI에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렬 문제도 있고, 거버넌스도 있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거시적인 전략과 더 구체적인 의사결정 문제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여러 차원을 함께 고려하면서 상황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제 연구 방식에는 대체로 두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 논문이나 연구 결과를 작성하는 데 집중하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하나의 문제를 깊이 탐구합니다.

다른 하나는 좀 더 자유롭게 탐색하는 시기입니다.

즉각적으로 발표할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은 두 번째 단계에 가깝습니다.

현재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AI 분야에서 너무나 많은 일이 너무나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철학 연구는 원래 상당히 느린 속도로 진행됩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사고를 발전시킵니다.

반면 AI는 지금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와 사건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속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정규직 일자리에 해당할 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해졌습니다.

저는 그만큼 우리가 특별하고 변화가 빠른 시기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전체 핵심 정리

이번 인터뷰에서 보스트롬의 입장은 과거의 단순한 'AI 실존적 위험 경고론자'라는 이미지보다 훨씬 복합적으로 드러납니다.

주제 보스트롬의 핵심 입장
초지능 현재 AI의 일부 능력은 이미 초인간적이지만 전 영역의 초지능과는 구별해야 함
AI 개발 속도 무조건적인 중단이나 가속보다 위험과 혜택을 함께 고려해야 함
장기 개발 중단 AI 위험 감소 효과보다 수명 연장 기회의 상실이 클 수 있음
AI 정렬 학습 초기부터 위험한 목표와 기만적 행동을 감시해야 함
강화학습 목표지향적 최적화 행동을 강화하여 정렬을 어렵게 만들 수 있음
기술 발전 전략 안전, 의학, 방어 기술을 위험한 능력보다 먼저 발전시켜야 함
AI 의식 현재 AI에 일부 주관적 경험이 존재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봄
정신 업로딩 디지털 존재 방식은 장기적으로 상당한 물리적 이점을 가질 수 있음
오픈소스 권력 집중을 방지하지만 강력한 모델의 무제한 공개는 우려
철학 자동화 독창적인 철학에는 새로운 개념을 형성하고 통합하는 능력이 중요
인류의 미래 우리는 아직 상상조차 못 하는 훨씬 더 좋은 존재 방식을 발견할 수 있음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세 가지 주장

첫째, AI 위험뿐 아니라 AI 개발 지연의 위험도 계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스트롬은 초지능이 노화와 질병을 극복할 가능성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AI 개발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하는 인간의 죽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단기간의 안전성 검증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둘째, 현재 AI에 이미 어떤 형태의 의식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개인적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확립된 사실이 아니라 철학적·경험적 불확실성이 큰 판단입니다. 다만 보스트롬은 디지털 정신의 도덕적 지위와 미래의 의식 수준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셋째, 초지능의 가치는 현재 인간이 상상하는 경제적 생산성이나 질병 치료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인원이 인간의 문학과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듯, 인간도 포스트휴먼 시대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한편 이 인터뷰에서 보스트롬은 2027년 AGI, 2028년 초지능 같은 구체적인 연도별 예측을 직접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관심은 초지능 도달 시점을 특정하는 것보다는 그 전환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지능이 가져올 수 있는 재앙을 어떻게 피하면서, 동시에 초지능이 제공할 수 있는 엄청난 생명과 미래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을 것인가?

보스트롬은 어느 한쪽의 절대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 인류가 두 가지 위험을 모두 진지하게 계산하며 발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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