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예측
데미스 하사비스 "사회가 이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성자
작성일
2026-06-08 19:52
조회
7
데미스 하사비스 스탠퍼드 대담 상세 정리
1. 오프닝: 왜 지금 데미스 하사비스인가
사회자:오늘 데미스 하사비스와의 대담을 위해 와주셔서 감사하다. 스탠퍼드의 강점은 단일 학문 분야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학교와 분야가 만나는 지점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지금 AI가 사회 거의 모든 영역을 바꾸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런 학제 간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AI의 영향은 엄청나다. 스탠퍼드 의대와 경영대학원이 함께 암 혁신과 치료를 재구상하는 것도 그 예다. 사회과학자, 과학자, 임상의, 엔지니어, 혁신가들이 함께 환자의 예방부터 생존 이후까지 전 과정을 바꾸려 하고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바로 이런 교차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AI 연구자이자 기업가이며, 노벨상 수상자다.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이고, 딥마인드는 2010년 설립되어 2014년 구글에 인수되었다. 이후 구글 AI 전략의 중심이 되었고, 알파고와 알파폴드 같은 대표적 돌파구를 만들었다.
알파고는 바둑 세계 챔피언을 이긴 최초의 프로그램이었고, 알파폴드는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이라는 50년 난제를 해결했다. 이 업적으로 데미스는 존 점퍼, 데이비드 베이커와 함께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또한 왕립학회와 왕립공학아카데미 회원이며, 2024년에는 AI에 대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하지만 오늘 스탠퍼드에서 이 대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AI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스탠퍼드에서 AI 논의는 언제나 인간의 번영과도 관련되어 있었다. AI는 발견, 진단, 리더십, 학습, 인간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이미 바꾸고 있다. 동시에 판단, 윤리, 제도, 그리고 우리가 기술을 통해 어떤 삶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2. 존 레빈: 당신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선은 무엇인가
존 레빈:데미스, 스탠퍼드에 와줘서 정말 반갑다. 당신의 커리어는 이미 영화와 책으로도 많이 다뤄졌다. 체스 신동, 비디오게임 개발자, 과학자, 기술 기업가, 리더, 노벨상 수상자까지 정말 독특하다. 이 모든 경력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다면 무엇인가?
데미스 하사비스:
겉으로 보면 서로 연결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개의 관통선이 있다.
첫 번째는 나는 항상 창의성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점이다. 비디오게임 산업은 내 커리어 초기에 있었던 분야인데, 1990년대 게임 산업은 최첨단 기술과 예술, 디자인이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매체를 만들던 굉장히 창의적인 공간이었다. 그 시절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시기 중 하나였다.
또 다른 관통선은 AI와 AGI를 만드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10대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아마 과학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던 것 같다. 『괴델, 에셔, 바흐』 같은 책들, 튜링과 파인만 같은 과학적 영웅들의 전기를 읽으면서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내게 AI를 만드는 것은 그 사명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AI를 과학을 위한 궁극의 도구로 보고 있었다. 인생은 짧기 때문에, 나는 내가 겪은 모든 경험을 그 더 큰 북극성 같은 목표를 위해 재사용하고 재목적화하려 했다.
체스 훈련은 내가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조직을 설계하고, 계획을 세우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아주 야심 찬 계획을 작은 단계로 나누어 실행하는 방식은 체스적 사고에서 왔다고 본다.
게임을 만들면서는 대규모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배웠고, 회사를 운영하는 법도 배웠다. 창의성과 엔지니어링을 결합하는 법도 배웠다. 사실 오늘날 AI도 그런 분야다. AI는 일종의 엔지니어링 과학이다. 창의적 작업, 과학적 작업, 최첨단 하드코어 엔지니어링이 결합되어 있다.
그리고 초창기 딥마인드에서 게임은 알고리즘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완벽한 실험장이었다. 가장 유명한 예가 알파고다. 돌이켜보면 알파고는 어쩌면 현대 AI 시대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3. “지능을 해결하고, 그다음 모든 것을 해결한다”
존 레빈:2010년쯤 당신이 딥마인드를 시작했을 때 굉장히 야심 찬 비전을 갖고 있었다. “지능을 해결하고, 그다음 나머지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계획대로 된 것은 무엇이고, 예상과 달랐던 것은 무엇인가?
데미스 하사비스:
큰 흐름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잘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2010년에 딥마인드를 시작했을 때, 영국의 벤처캐피털을 찾아가서 그걸 사업계획이라고 설명해야 했다. “1단계: 지능을 해결한다. 2단계: 그것을 사용해 나머지 모든 것을 해결한다.” 사람들은 꽤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우리는 진심이었다.
“지능을 해결한다”는 것은 AGI를 만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AGI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능의 본질도 이해하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AGI를 활용해 인간의 뇌와 마음도 더 잘 이해하고 싶었다. 의식의 본질,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꿈이란 무엇인가 같은 마음의 깊은 미스터리들 말이다.
내가 신경과학을 공부한 이유도 뇌에서 알고리즘적 아이디어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였다.
2단계는 AGI가 범용 기술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어쩌면 AGI는 범용 기술 중의 범용 기술일 것이다. 만약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즉 매우 일반적인 학습 시스템이라면, 무엇에 적용할 수 있을까? 거의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꿈이었다.
특히 나는 그중에서도 과학과 의학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나머지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말은 과학의 큰 질문들을 해결한다는 의미였다. 시간의 본질, 현실의 본질 같은 질문들이다. 학창 시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물리학이었다. 큰 질문을 끝까지 밀고 가면 결국 물리학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큰 질문이 너무 많았다. 한 인간의 생애 안에서 어떻게 그 모든 것을 다룰 수 있을까? 내 결론은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고의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훨씬 빠르게 진보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필요했다. 그 도구가 바로 AI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제는 그 영향이 과학과 의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산성 향상과 사회 전반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집중해온 분야는 여전히 과학과 의학이다.
4. AI가 정말 작동한다고 느낀 순간: Pong, Atari, AlphaGo
존 레빈:딥마인드에서 여러 모델을 만들면서 처음에는 게임에서 시작했고, 이후 과학으로 넘어갔다. 처음부터 확신은 있었지만, 실제로 “이게 진짜 되겠구나”라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나?
데미스 하사비스:
물론 있다. 사실 “안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순간도 많았다.
우리는 게임에서 시작했다. 게임은 자기완결적이고, 인간에게 도전적이거나 재미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바둑, 포커, 체스 같은 게임은 현실 세계 상황의 축소판인 경우가 많다. 나는 MBA나 비즈니스스쿨 과정에 게임 모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교 게임 같은 것들도 현실의 중요한 측면을 담고 있다.
게임은 안전한 환경에서 여러 번 연습할 수 있다. AI가 학습하기에도 좋다. 환경이 깔끔하고, 도전적이며, 명확한 목표 함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강화학습 연구에 매우 중요했다.
그 당시 강화학습은 대부분 장난감 문제에만 쓰였다. 작은 격자세계 같은 문제였다. 실제 규모의 문제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했다.
우리가 처음 사용한 것은 1970년대 Atari 게임들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간단한 Pong부터 시작했다. 화면에는 막대 두 개와 공 하나가 있을 뿐이다. 게임 내부의 내장 시스템은 공의 위치와 속도 같은 정보를 알고 상대 막대를 조종한다.
하지만 우리는 DQN 시스템에게 그런 내부 정보를 주지 않았다. 오직 화면의 픽셀만 보게 했다. 약 2만 개의 픽셀이 입력이었다. 지금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2010년에는 엄청난 양의 입력 데이터였다.
그리고 몇 달 동안, 체감상 6개월 같았지만 아마 2개월 정도였을 텐데, 우리는 Pong에서 단 한 점도 따지 못했다. 막대가 이상하게 흔들리기만 했고, 계속 21대 0으로 졌다. 나는 “우리가 아직 10년은 너무 이른 건가? 20년은 이른 건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스템이 한 점을 땄다. 처음에는 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더 많은 점수를 따기 시작했고, 결국 게임을 이기기 시작했다. 그때 “이제 이륙했다”고 느꼈다.
머신러닝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단 발판을 얻으면 보통 거기서 언덕을 올라가듯 개선할 수 있다. AI의 역사는 어느 정도 그런 식이었다. 무언가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대개 그것을 더 최적화할 방법이 있다.
Atari 결과는 우리의 첫 번째 큰 성과였고, 첫 Nature 논문은 사실상 대규모 딥 강화학습 모델의 첫 사례였다. 딥러닝으로 복잡한 지각 입력에서 패턴을 찾고, 그 위에 강화학습을 얹어 의사결정과 계획을 하게 한 것이다.
이후 그것은 알파고로 이어졌다. 알파고는 처음부터 우리의 목표였다. 프로젝트를 이끈 데이브 실버와 나는 케임브리지 학부 시절부터 친구였고, 1990년대 중반부터 이런 이야기를 해왔다. 우리가 대학에 있을 때 딥블루와 카스파로프의 대결이 있었다.
나는 체스와 AI 양쪽 관점에서 그 대결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딥블루보다 카스파로프의 뇌가 더 인상적이었다. 카스파로프는 엄청난 체스 천재였고, 슈퍼컴퓨터와 거의 대등하게 겨뤘다. 그런데 그는 동시에 다섯 개 언어를 말하고, 정치 활동도 하고, 자동차도 운전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온갖 일을 할 수 있었다. 그게 훨씬 더 놀라웠다.
딥블루에는 뭔가 빠져 있었다. 전문가 시스템 방식, 사람이 휴리스틱을 손으로 만들고 그 위에 무차별 탐색을 얹는 방식은 체스에는 통했지만 바둑에는 통하지 않았다. 바둑은 너무 신비로운 게임이다. 물질적 가치가 없고 모든 돌의 가치는 같다. 전부 패턴과 직관의 문제다. 최상위 바둑 기사들도 그렇게 둔다.
우리는 누군가 바둑에서 세계 챔피언 수준에 도달한다면, 그 접근법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알고리즘적 접근일 것이고, 다른 분야로도 일반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알파고가 그렇게 되었다.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이겼을 뿐 아니라,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냈다. 바둑은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게임 중 하나이고, 2천 년 넘게 이어져 왔으며, 수백 년 동안 프로 기사들이 연구해왔다. 그런데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전략을 AI가 발견했다.
내게 그것은 이중의 충격이었다. AI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의성에는 더 높은 단계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알파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 알파폴드: 단백질 접힘 문제를 왜 선택했나
존 레빈:과학 이야기를 해보자. 이후 당신은 단백질 접힘 문제로 갔다. 이 문제도 데이터가 있고 명확한 목표 함수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오랜 난제였던 단백질 구조 예측을 해결했다. 그런데 알파폴드를 만들고 나서 매우 흥미로운 결정을 했다. 노벨상급 과학적 돌파구였고 상업적 가치도 컸을 텐데, 그냥 무료로 공개했다. 왜 그렇게 했나?
데미스 하사비스:
나는 단백질 접힘 문제를 학부 시절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케임브리지에서 처음 그 문제를 접했을 때부터다. 내 주변 생물학 친구들 중 몇 명은 단백질 접힘 문제에 집착했고, 실제로 그들은 나중에 구조생물학자가 되었다.
한 친구는 펍에서 테이블축구를 할 때마다 단백질 접힘 문제가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곤 했다. 나도 그 문제를 일종의 근음(root note) 문제라고 봤다. 그 문제를 풀면 전혀 새로운 연구 길들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은 물론이고, 근본 생물학과 질병 이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또한 그것은 내게 궁극의 퍼즐처럼 느껴졌다. 아미노산 서열, 또는 유전적 서열이 어떻게 3차원 구조로 접히는가. 이 정교한 3D 퍼즐은 정말 매혹적이었다. 단백질을 들여다볼수록 생물학에 대한 경이감이 커졌다. 단백질은 믿을 수 없는 작은 바이오 나노머신이다. 생명은 결국 단백질에 의존하고, 구조를 이해하면 기능도 이해할 수 있다.
과학 문제로서도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물리적으로 보면 시스템의 자유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문제다. 몸 안에서 단백질은 밀리초 단위로 접히고, 초당 수십억 번 일어난다. 물리학은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위상적 구조나 규칙이 있을 것이고, 딥러닝 시스템이 그것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알파고가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가능성 중에서 좋은 수를 찾도록 탐색을 좁혀줬던 것처럼, 단백질 접힘도 거대한 탐색공간을 합리적으로 줄이는 휴리스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당시에는 50년 동안 구조생물학자들이 결정학 등으로 힘들게 쌓아온 데이터가 있었다. PDB라는 주요 데이터베이스에는 약 15만 개 구조가 있었다.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양이지만, 단백질은 약 2억 개가 있다. 머신러닝 관점에서는 15만 개도 사실 매우 적은 데이터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이 문제를 풀려면 10년, 2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기술을 동원하면 진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6. 왜 알파폴드를 무료로 공개했나
데미스 하사비스:알파폴드가 정확할 뿐 아니라 매우 빠르다는 것도 중요했다. 단백질 하나를 몇 초 안에 접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공개하자고 생각했다.
결국 케임브리지의 유럽생물정보학연구소와 협력했다. 그곳은 생물학자들이 사용하는 주요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 우리는 2억 개 단백질 구조 전체를 데이터베이스에 올리고, 마치 구글 검색처럼 쉽게 단백질 구조를 찾을 수 있게 했다. 또한 모델이 어느 부분의 구조에 얼마나 확신을 갖는지 신뢰도 정보도 함께 제공했다. 생물학자에게는 이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상업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가치 있는 자산이었다. 실험적으로 이 모든 구조를 알아내려면 비용을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였을 것이다. 독점적으로 보유했다면 수십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혼자서는 그 다운스트림 영향을 아주 조금밖에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 세계 약 300만 명의 연구자가 알파폴드를 사용한다. 거의 모든 생물학자와 의학 연구자가 매일같이 사용한다. 한 조직이 그 모든 가능성을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우리는 첫 알파폴드 모델을 훈련하는 데 공개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래서 구조생물학 커뮤니티가 오랜 시간 힘들게 만든 자원에 보답하는 것이 옳다고 느꼈다. 그들의 자원을 증폭해 다시 돌려주는 것이었다. 내게는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다.
구글의 경영진도 과학을 좋아했고 이 결정을 이해해줬다. 모든 회사가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구글 경영진에게도 큰 공을 돌리고 싶다.
우리는 이후 Isomorphic Labs라는 알파벳 스핀아웃을 통해 이 흐름을 더 아래 단계로 밀고 가려 하고 있다. 알파폴드급 돌파구 여러 개를 결합해 신약 개발을 가속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신약 개발을 몇 년에서 몇 달로 줄이고, 언젠가는 몇 주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다. 단백질 구조 하나를 알아내는 데 몇 년 걸리던 것을 몇 초로 줄였던 것처럼 말이다.
7. “우리는 특이점의 산기슭에 있다”
존 레빈:이번 주에 당신은 구글 행사에서 “우리는 특이점의 산기슭에 있다”고 말해 뉴스가 되었다. 그 말이 꽤 화제가 됐다. 무슨 뜻이었나?
데미스 하사비스:
내가 한 전체 문장은 이렇다. 훗날, 아마 10년쯤 뒤에 우리가 이 시기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특이점의 산기슭에 서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기술 자체는 AGI다. 우리는 이 다음 단계의 진정한 범용 인공지능을 AGI라고 불러왔다. 나는 우리가 AGI에서 몇 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믿는다. 대략 2030년 전후 1년 정도라고 본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특이점이라는 말은 그 AGI가 가져올 시대를 가리킨다. AGI는 엄청나게 변혁적인 기술이 될 것이고, 사실상 새로운 인간 시대를 열 것이다. SF 작가들이 특이점이라고 묘사해온 것도 그런 시대다. AGI의 도래 전후에 우리가 들어서게 될 시대 말이다.
올해 특히 그런 감각이 강해졌다. 나는 30년 동안 이걸 향해 일해왔지만, 올해 에이전트와 도구 사용이 실제 워크플로에서 유용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지만 진짜로 유용하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이 더 필요할지도 보인다. 주요 연구소들이 모두 그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
물론 아직 산기슭이다. 해야 할 일은 많다. 하지만 여러 기술, 여러 사용 사례, 내가 생각보다 더 먼 미래라고 봤던 것들이 지금 모이고 있다. 그 종합적 흐름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나는 사회가 이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비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매우 심오한 변화가 올 것이다.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지만, 다음 몇 년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8. AI에 대한 대중의 불안과 하사비스의 답변
존 레빈:미국에서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면 지금은 꽤 부정적이다. 다른 나라보다 더 부정적일 수도 있다. 개인정보, 국가 통제, 대형 기술기업, 일자리 문제 등 여러 걱정이 있다. 주요 연구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대중의 우려를 어떻게 보는가?
데미스 하사비스:
대중이 걱정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나도 이 기술의 여러 측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이중용도 기술이다. 매우 심오한 기술이다.
나는 가끔 AI의 영향을 산업혁명의 10배, 속도는 10배 빠른 것으로 설명한다. 산업혁명이 한 세기에 걸쳐 일어났다면, 이것은 10년 정도에 일어나는 셈이다. 그러면 산업혁명의 100배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그것도 과소평가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우리가 이해하고 다루기에는 충분히 크다.
물론 엄청나게 흥미로운 일들도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질병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기후, 에너지, 질병 같은 사회의 큰 도전들도 AI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AI 같은 것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 나는 오히려 그런 문제들이 훨씬 더 걱정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와 혼란도 클 것이다. 기술적 측면, 경제적 측면, 철학적 측면 모두에서 그렇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의 모든 부분을 모아 이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기술자만으로는 안 된다. 기술의 안전성은 한 조각일 뿐이다. 경제학자, 사회과학자, 인문학자들이 함께 다음에 무엇이 올지 그려야 한다.
미국에서 부정적 인식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일부 동료들이 의사소통을 조심스럽게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확신에 찬 선언을 한다. 실제로는 엄청난 불확실성이 있다. 불확실성 자체가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방향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것은 앞으로 몇 년간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 이 방에 있는 학생들 같은 젊은 세대는 AI 네이티브로 성장하는 첫 세대다. 나는 컴퓨터 네이티브로 자랐다. 여러분은 이 기술을 익히고 매우 생산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향후 10년 동안은, 그 이후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 도구들을 잘 사용한다면 거의 초능력을 얻는 것과 같을 수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창의적 프로젝트의 범위가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의 성격을 바꿀 수도 있다. 대기업보다 소규모 창업적 활동이 많아질 수도 있다. 잘 모르겠다. 다만 많이 바뀔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이 지수적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술자뿐 아니라 경제학자들도 지금 당장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포스트 희소성 세계에 들어간다면, 모두가 어떻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몇몇 사람, 몇몇 기업, 몇몇 국가만 혜택을 받는 것은 분명 옳지 않다. 이 기술은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혜택도 넓게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이에 대한 구체적 답과 행동이 필요하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 한다. 우리는 중요한 행위자이지만, 하나의 행위자일 뿐이다. 다행히 주요 연구소와 그 리더들은 많은 점에서 의견이 달라도 이런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또한 산업과 분야 전체가 AI의 이점을 더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만 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 보건, 의학, 과학에서 알파폴드 같은 것은 명백한 선이다. 하지만 아직 그런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 알파폴드가 20개는 있어야 한다.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가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멈추고, 실제로 암을 치료해야 한다.
대중에게 왜 우리가 이 기술에 흥분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위험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완화하면서 좋은 가능성을 열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
9. AI 연구소 간 경쟁과 규제 문제
존 레빈:당신은 오래전부터 프런티어 연구소들이 스스로 일정 부분 규율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때로는 위험한 기술을 출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지금은 연구소들이 엄청난 속도의 경쟁에 들어가 있다. 모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도 연구소들이 자율적으로 규율해야 한다고 보는가? 아니면 정부가 AI를 규제해야 한다고 보는가?
데미스 하사비스:
역사적 맥락을 조금 말하자면, 기술 자체의 발전은 내가 20년 전 상상했던 것보다도 좋은 쪽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기술이 태어나고 있는 환경은 이상적이지 않다. 오히려 매우 멀다.
나는 15년 전, 10년 전에도 이런 경쟁 역학이 생길까 봐 걱정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과 기업, 야심 찬 기술 리더들이 내가 20년 넘게 알고 있던 사실, 즉 이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면 경주가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만약 내가 마법 지팡이를 휘두를 수 있었다면, AGI라는 범용 기술은 CERN 같은 연구시설에서 만들고 싶었다. 최고의 인재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비판하고, 과학적 방법과 테스트를 엄격하게 하면서 한 단계씩 이해해가는 방식 말이다.
그렇게 하면 AGI는 아마 10년쯤 늦게 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사회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범용 AGI를 기다리지 않고, 그 일부를 떼어내 알파폴드처럼 전문화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폴드는 일반 목적 시스템의 아이디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단백질 접힘에 특화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그것이 내 비전이었다. 실제로 우리가 하던 방식도 그랬다.
하지만 챗봇이 이 흐름을 바꿨다. 지난 15년 과학 측면에서 거의 유일하게 나를 놀라게 한 것은 트랜스포머가 언어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이다. 그리고 언어를 인터넷 데이터만으로, 세계에서 행동하지 않고도 학습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로보틱스나 시뮬레이션 없이도 말이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문제다. 왜 그런가에 대해 나는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언어는 언어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세계에 접지되어 있을 수 있다. 또 인간 테스터가 주는 강화학습 피드백도 접지 역할을 한다. 인간은 현실 세계에 접지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예”, “아니오”라고 평가할 때 그 접지가 낮은 대역폭이지만 모델에 들어간다.
이런 예상 밖의 일들이 있었고, 그 결과 AI는 매우 중요한 상업 기술이 되었다. 엔지니어링과 돈으로 스케일할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그게 오늘날 우리가 보는 상황을 만들었다.
지금의 경쟁 환경은 아마 기술 산업 역사상, 어쩌면 그 이상으로 가장 치열한 경쟁일 것이다. 그 한가운데 있으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하다. 모든 참여자들이 그렇게 느낀다.
그 위에 지정학적 복잡성도 얹혀 있다. 이중의 경주가 있다. 하나는 기업 간 경쟁이고, 기업들에게는 거의 생사 문제다. 다른 하나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지정학적 경쟁이다. 매우 까다로운 이중 구조다.
그래도 나는 안전과 보안 요소에서는 협력과 조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연구소 리더들끼리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대재앙적 사고를 원하지 않는다. 어떤 나라도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죄수의 딜레마에 있다는 점이다. 무언가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더 오래 걸리거나 출시를 늦추면, 그냥 내놓고 보는 경쟁자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닥을 향한 경주의 고전적 문제다. 우리는 이 구조를 빨리 바꿔야 한다.
그 일부는 정부의 개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려운 점은 규제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AI에서는 매주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 2년 전 기준으로 무언가를 규제했다면 지금 보면 고대사처럼 느껴질 것이다. 거의 확실히 잘못된 규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동적인 규제다. 보통 규제라는 단어와 동적이라는 단어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AI에는 필요하다. 가볍고, 빠르고, 최신 발전에 의해 정보를 얻으며, 실제 위험이 어디 있는지에 따라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도 선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어떤 점검과 균형이 필요한지에 대해 짧은 목록조차 합의하지 못한다. 과학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전 속도가 이해 속도보다 앞서 있다. 경쟁 역학의 일부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든 재균형화해야 한다. 최신 현장을 보는 선도 연구소들의 정보에 기반한 스마트하고 동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10. 학생 질문: AI의 의학적 혜택을 글로벌 사우스에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아린:저는 경영대학원 2학년 아린이다. AI 프런티어를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아프리카나 글로벌 사우스처럼 필요는 가장 크지만 배포와 연구 인프라는 제한적인 지역에 보건과 과학의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데미스 하사비스:
우리는 그 문제를 많이 생각한다. 알파폴드가 좋은 예다. 우리는 모든 단백질을 접고, 전 세계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올렸다. 알파폴드를 사용하는 300만 명의 연구자는 190개국에서 온다. 사실상 거의 모든 나라의 연구자들이 접근할 수 있다.
초기 협력 사례 중 하나는 WHO와 관련된 DNDi, 즉 소외질병 치료제 개발 이니셔티브였다. 이들은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지역, 특히 대형 제약사가 돈을 벌기 어려운 시장의 질병을 다룬다. 그런 질병들은 연구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외질병”이 된다.
알파폴드를 사용하면 그런 연구자들이 말라리아나 지카 바이러스 같은 구조를 힘들게 밝히는 단계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관심 있는 구조를 이미 출발점으로 삼고 바로 약물 개발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전체 과정을 엄청나게 빠르게 만들 수 있다.
또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작물 회복력 문제에도 적용된다. 제니퍼 다우드나의 연구소 등과 협력하고 있다. 식물 단백질의 구조는 인간 단백질보다 훨씬 덜 알려져 있다. 구조생물학 연구 대부분은 인간 단백질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이나 식물 관련 분야에서는 알파폴드의 차별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Isomorphic에서 만들고 있는 신약 개발 플랫폼이 정말 내가 말하는 수준으로 효율적이 된다면 자본주의적 엔진도 좋은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본다. 신약 개발이 수년에서 수개월로 줄고, 비용이 수십억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 어쩌면 수백만 달러까지 줄어든다면, 부유한 지역의 질병을 치료해 얻은 수익이 엔진을 돌리고, 그 힘으로 수익을 낼 필요가 없는 질병 치료도 자선적으로 할 수 있다.
그것이 Isomorphic이 전 세계를 도울 수 있는 방식에 대한 내 꿈이다.
11. 학생 질문: AGI가 사회에 미칠 2차 효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키:저는 지속가능성 대학의 4학년 미키다. 당신은 AGI가 인류의 가장 변혁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GI가 가져올 지적 개척과 생산성, 그리고 사회적 영향 사이의 책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히 오늘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들이 AGI로 인해 어떻게 재정의되고, 이후 어떤 다운스트림 효과가 생길지 궁금하다.
데미스 하사비스:
나는 이 문제를 항상 생각해왔다. 처음부터 성공을 가정하고 계획했기 때문이다. 15년, 20년 전에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였지만, 그래도 우리는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대화를 좋아한다. 이제는 일종의 행동 촉구가 필요하다. 우리는 2차 결과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인문학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술을 제대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기술 문제가 해결되면 그다음에는 경제 문제가 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면 그다음은 인간 조건에 대한 철학적 문제가 있다.
나는 조심스러운 낙관주의자다. 우리가 이것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매우 낙관한다. 특히 압박이 클 때 인간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믿는다. 인간은 벼랑 끝에 몰렸을 때 늘 방법을 찾아왔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다.
하지만 다른 사회 영역들도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술자들은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이야기하면 아직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GDP에는 어디에 반영되고 있나?” 같은 식이다. 하지만 이건 산업혁명의 10배 규모일 수 있다. 지금부터 계획해야 한다.
우리는 포스트 희소성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기술을 제대로 만든다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비제로섬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 세계에서 기존 경제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경제 시스템은 모두 희소성, 제한된 자원, 제로섬 조건 아래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별들로 여행하고 태양계 자원을 활용하는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의 제한된 자원만 쓰는 세계가 아니다. 기술을 제대로 만든다면 다음 10년, 20년, 30년 안에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 다음에는 더 어려운 질문이 있다. 우리는 사회를 어떻게 진화시키고 싶은가? 덕이란 무엇인가? 의미란 무엇인가? 목적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는 훌륭한 철학자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문학, 사회과학, 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흥미로운 시기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깊이 이해하고, 거기에 기꺼이 뛰어들어야 한다.
12. 학생 질문: AI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영역은 무엇인가
자나이:저는 MBA 2학년 자나이다. AI가 이 생애 안에서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신성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데미스 하사비스:
좋은 질문이다.
AI는 과학적 관점에서 완전히 일반적인 기술이다. 나는 그것을 튜링 머신처럼 생각한다. 대학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주제다. 인간의 마음도 어느 정도 완전히 일반적이라고 본다. 우리는 근사적인 튜링 머신 같은 존재다.
튜링이 보여주었듯이, 계산 가능한 것은 튜링 머신이 계산할 수 있다. 우리가 우주에서 아는 대부분의 비양자적 현상은 계산 가능하다. 그러면 이는 매우 넓은 범위다. 인간의 마음이 현대 문명을 만든 것도 그 때문이고, 사실 이는 기적적이다. 우리는 그 경이감을 충분히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우리가 만드는 시스템도 결국 튜링적으로 강력해질 것이다.
다만 매우 큰 질문들 중에는 우리가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것들이 있다. 지금 특히 중요한 예는 의식이다. 의식은 철학과 신경과학에서 아직 잘 정식화된 문제가 아니다. 물론 우리 모두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직관은 있다.
내 느낌으로는 현재 시스템들은 의식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AI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영역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우선 우리의 첫 시스템들을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지능적 도구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어려운 과제다. 그것만으로도 AGI다.
그 도구들을 사용해 신경과학과 철학을 연구하고, 의식 같은 것에 대해 더 엄격한 정의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뒤에 시스템들을 그 기준에 따라 테스트할 수 있다.
그 이후 사회가 두 번째 루비콘강을 건널지 결정해야 한다. 즉 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존재를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결정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지능과 의식은 분리 가능하다고 본다. 지능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의식을 만들 필요는 없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그래서 우리는 두 단계를 구분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둘 다 인류에게 엄청난 사건인데, 둘을 섞어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
13. 학생들에게 주는 조언: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존 레빈:이 강당에는 많은 학생들이 있다. 당신이 다시 학교에 돌아간다면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학생들은 커리어와 공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데미스 하사비스:
내가 지금 대학생이라면 정말 흥분될 것 같다.
과학, STEM, 수학, 컴퓨터과학을 하는 학생들은 계속 그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도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한다면, 그 도구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10년 정도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이 도구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요정은 다시 병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이 도구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해야 한다.
선도 연구소들은 도구를 만드는 데 너무 바빠서, 사실 그 도구들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충분히 탐색하지 못했다. 오늘날의 도구들만 해도 아직 활용되지 않은 잠재력이 많다. 사람들은 이를 capability overha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른 도구들과 결합하거나, 자신이 전문성을 가진 분야와 결합하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여러분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도구를 손안에 갖고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이것은 창의성을 해방해야 한다.
인문학, 제품,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코딩 능력이 없어서 머릿속 아이디어를 구현하지 못했을 수 있다. 이제는 이런 도구로 많은 것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코딩 전문가라면 100배 더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즉 AI는 민주화도 가능하게 하고, 전문가도 더 강력하게 만든다.
물론 걱정스러울 수 있다. 모든 것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10년 동안 모든 것이 바뀔 것이고,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 많이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큰 변화의 시기에는 큰 기회도 있다. 여러분은 AI 네이티브로 자라는 첫 세대다. 내 세대가 컴퓨터와 인터넷 네이티브였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미래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오늘 이 방에 있는 학생들 같은 사람들의 손에 달려 있다.
올바른 각도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갖고 본다면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시기다.
존 레빈:
어젯밤 우리는 변화가 큰 시대에는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응력이 있어야 하고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자유교육의 황금기가 될 수도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맞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체성을 더 강하게 붙드는 것이다.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듣지 말라.
존 레빈:
데미스, 오늘 함께해줘서 감사하다. 정말 놀라운 대화였다.
핵심 메시지 요약
데미스 하사비스의 핵심 주장은 매우 일관적이다.그는 AI를 단순한 제품이나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과학을 가속하는 궁극의 도구로 본다. 딥마인드의 초기 미션인 “지능을 해결하고, 그것으로 나머지를 해결한다”는 구호는 실제로 알파고와 알파폴드를 거치며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그는 AGI가 2030년 전후 1년 정도에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지금을 “특이점의 산기슭”이라고 표현한다. 다만 이는 곧 모든 것이 완성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에이전트·도구 사용·실제 워크플로 통합 등이 모이면서 거대한 변화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동시에 그는 AI를 매우 강한 낙관론으로만 보지 않는다. AI는 산업혁명의 100배급 충격을 줄 수도 있는 이중용도 기술이며, 대중의 우려는 정당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술자뿐 아니라 경제학자, 철학자, 사회과학자, 인문학자들이 지금 당장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AGI 이후”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포스트 희소성, 비제로섬 경제, 태양계 자원 활용, 인간의 의미와 목적 재정의까지 이야기한다. 결국 하사비스에게 AI는 단지 똑똑한 챗봇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운영체제를 다시 쓰는 기술에 가깝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