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예측

에릭 장 - 로봇공학을 위한 부드러운 지수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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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6-09-11 19:37
조회
5
https://evjang.com/2026/09/10/smooth-exponential.html

향후 몇 년간 로봇공학의 미래 전망

최근 나는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의 에세이 「Machines of Loving Grace」와「Adolescence of Technology」를 다시 읽었다. 이 글들과 그의 인터뷰에서 다리오는 AI 능력이 “매끄러운 지수곡선(smooth exponential)”을 따라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마치 기계 지능이 “적절한 데이터와 순수한 연산 능력이 결합되면 자연스럽게 출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AI의 인지 능력이 매끄럽고 거침없이 증가한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면 꽤 숙연해진다.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곡선의 매끄러움을 단 하나의 행위자가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치 하나의 원자가 발열 반응(exergonic reaction)의 전체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가 논문을 조금이라도 빨리 내기 위해 밤을 새울 수도 있고, 연구실 문을 닫고 OpenAI나 Anthropic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1]

발전이 일어날 수 있는 경로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결국 발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과학 연구에서는 보통 발전이 단속적이고 불규칙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연구라는 것은 흔히 일종의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처럼 느껴진다. 한 명의 과학자나 작은 연구팀이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에 막히고, 한동안 고통스럽게 씨름한 뒤, 끝내 끈기 있게 밀어붙여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개별 프로젝트의 관점에서는 발전이 언제든 멈춰 버릴 수 있다. 그래서 호기심과 끈기로 그것을 계속 밀어줘야 한다.

국소적으로 보면 연구는 ‘단속평형(punctuated equilibrium)’에 가깝다.

그런데도 지난 1년 동안 에이전트형 코딩 모델(agentic coding models)의 능력 향상은 전혀 단속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코딩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끝없이 밀려오는 더 똑똑한 프런티어 모델을 경험해 왔고, 그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오픈소스 모델들까지 매주 새롭게 출시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매끄러운 지수곡선은 휴가를 가지도 않고, 회사 내 정치나 인간관계에 시달리지도 않으며, 운 좋게 우연한 행운을 만나야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아니다.

그저 꾸준히 위로 올라갈 뿐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연구는 그렇게 어렵고 힘든데도, 전체적인 발전은 왜 이렇게 빠르고 매끄럽게 느껴지는 것일까?

통계역학의 언어를 빌리자면, 참여하는 입자들의 수가 충분히 많아지면 개별 입자의 특이하고 제멋대로인 행동은 전체 집단의 평균적 행동 속에 묻혀버린다.

로보틱스 지수곡선의 시작

그렇다면 로보틱스에서 “매끄러운 지수곡선”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곧 로봇 지능에서도 LLM에서 나타났던 것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스케일업(scale-up)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어쩌면 12~2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압축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몇 가지 중요한 장애물이 해소되면서, 나는 이제 로보틱스가 “매끄러운 능력 지수성장(smooth capability exponential)”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믿게 되었다.

더 많아진 생태계 참여자

현재는 대학 연구실, 막대한 자금을 받은 스타트업, 산업계 연구소 등에서 올바른 문제를 풀고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아졌고, 그 결과 지속적인 발전 추세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중국의 로보틱스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보면 이런 현상이 아주 분명하게 느껴진다.

하드웨어 폼팩터의 거의 모든 조합—
  • 이족보행
  • 바퀴형 베이스
  • 정교한 로봇 손
  • 그리퍼
그리고 데이터 수집 전략, AI 모델 아키텍처(WAM, VLA 등), 시장 진출 전략—
  • 소비자
  • 기업
  • 엔터테인먼트
  • 연구
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방향에서 여러 강력한 회사들이 동시에 경쟁하며 발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의 전자·하드웨어 생태계는 창업자가 로봇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진입장벽을 극적으로 낮췄다.

동시에 강력한 오픈소스 VLA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약간의 후속학습(post-training) 데이터만으로도 상당히 견고한 능력을 구현하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

새로운 참가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앞선 출발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로보틱스의 발전을 밀어붙이는 사람들의 수는 앞으로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현대 LLM 자체를 로보틱스 능력 평가에 사용할 수 있다

GPT 6 Astra와 Fable 5.1 같은 프런티어 모델들은 이제 로봇 작업도 상당히 능숙하게 수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 모델들이 로봇 제어를 위해 특별히 훈련된 전용 모델이 아니라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바로 그 일반 모델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모델들의 능력은 다양한 영역에서 공개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Robocurve 같은 회사들은 이미 LLM 자체를 이용해 로봇 조작 능력을 직접 실행하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오픈소스 모델들이 이 능력을 따라잡는 것도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LLM이 이제 로보틱스 작업을 제로샷(zero-shot)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나는 로보틱스 평가 역시 현대 LLM 리더보드의 세계로 끌려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로보틱스에서도 다음과 같은 LLM 평가 방식이 자리 잡을 수 있다.
  • 테스트 타임 스케일링(test-time scaling) 곡선
  • 퍼플렉시티 스케일링(perplexity scaling)을 통한 외삽적 성능 예측
즉 로보틱스에서도 성능 향상을 보다 정량적이고 예측 가능한 스케일링 법칙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재사용 가능한 대규모 학습 데이터셋

최근 몇 년 동안 로봇 학습 분야에서 이루어진 가장 심오한 돌파구 중 하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의 발견이다.
로봇이 광범위한 상황에 일반화하도록 학습시키기 위해 대규모로 늘려야 하는 데이터와, 특정한 로봇 하나를 직접 제어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서로 상당히 다를 수 있다.

고전적인 머신러닝 관점에서는 어떤 도메인 Y에 일반화하려면 Y에 대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해야 한다고 보았다.

적어도 Y를 충분히 “포괄하는” 광범위한 데이터셋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과거에는 가정용 로봇 문제를 해결하려면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도시 주행 데이터를 수집했던 것처럼, 실제 고객들의 가정에서 수백만 시간에 달하는 원격조작 로봇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대의 학습 방식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광범위한 도메인 X에서 대규모 학습을 통해 “지능 자체”를 학습하고, 이후 실제 로봇이 존재하는 도메인 Y의 데이터는 소량만 사용해 후속학습을 진행함으로써 제어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X와 Y 사이에 상당히 큰 도메인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X에서 학습한 지식이 Y로 충분히 전이되는 것이다.

초기의 X는 단순히 “다른 로봇들의 원격조작 데이터”였다.
(Open-X Embodiment 2023)

하지만 이후에는 다음과 같이 확장되었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로봇의 일반 사전학습을 1인칭 영상이 아닌 일반 웹 영상을 통해서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Rhoda 2026)

즉 로봇을 학습시키기 위한 대규모 사전학습 데이터는 생각보다 특정 로봇 하드웨어에 종속적이지 않다.

그 결과 로보틱스에서도 표준화된 형태의 사전학습 데이터셋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각 회사마다 세부 구성은 다르지만, 2026년 기준 대략적인 규모는 다음과 같다.
  • 약 X백만 시간의 1인칭(egocentric) 데이터
  • 약 X십만 시간의 UMI 그리퍼 데이터
  • 약 X만 시간의 원격조작 로봇 데이터
    — 여러 종류의 폼팩터를 포함할 수 있음
  • 약 X시간의 고품질·특정 하드웨어 전용 시연 데이터
    — 최고 수준의 성능 데모용
여기서 X는 한 자릿수 숫자를 의미한다.

사전학습이 특정 하드웨어의 세부사항과 비교적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동일한 사전학습 코퍼스는 여러 로보틱스 연구소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로봇 모방학습(robotic imitation)에 대한 스케일링 법칙을 상당히 재현 가능한 방식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런 하드웨어 비종속적 데이터로 이루어진 공통의 “데이터 피라미드”가 생기면, 실제 로봇을 매번 사용하지 않고도 대규모 홀드아웃 데이터셋에서 다음과 같은 지표의 스케일링 법칙을 연구할 수 있다.
  • 행동 퍼플렉시티(action perplexity)
  • 행동 평균제곱오차(action mean-squared error)

범용 가정용 로봇의 등장

나는 지난 4월 약 100명 정도의 소규모 청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이렇게 예측했다.

2027년 10월경 최초의 범용 가정용 로봇 2~3종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다.

그리고 그 직후 중국과 미국에서 10개 이상의 회사들이 비슷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세대 제품들은 가정에서 사람 한 명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유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천 명 정도의 얼리어답터에게는 충분히 흥미로울 만큼 범용성을 갖출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집 안에서 기본적인 물건 집기와 옮기기
  • 세탁물을 가지런히 접어 한곳에 쌓기
  • 몇 가지 재미있는 시연이나 묘기 수행
ChatGPT와 코딩 에이전트가 그랬던 것처럼, 이 로봇들 역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칠 것이다.

“별로 유용하지 않음”
→ “매우 유용함”
→ “경제 구조를 뒤흔들 정도로 파괴적임”


가정용 소비자 시장은 “흥미롭지만 아직 별로 쓸모없는 로봇”을 가장 먼저 받아들일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능력이 “매우 유용한 수준”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기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훨씬 큰 규모의 폭발적인 도입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

무엇에 베팅해야 하는가

오늘날 범용 학습 로봇을 만들고 투자하는 사람의 수는 4년 전보다 훨씬 많다.

강력한 코딩 에이전트가 존재하는 시대에, 새로운 관점으로 로보틱스를 바라보고 이 분야에 뛰어들기에는 정말 좋은 시기다.

로보틱스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투자자에게 “매끄러운 지수곡선”이라는 개념이 시사하는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우리는 어쩌면 더 이상 전통적인 벤처캐피털식 파괴적 혁신(disruption) 패러다임 속에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즉 하나의 기업이 뛰어난 발명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시장 전체를 뒤엎고 독점하는 구조를 기대해서는 안 될 수 있다.

개별 기업 단위에서는 여전히 멱법칙(power law)에 따른 엄청난 수익률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어떤 회사는 대박을 내고,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의 가치 창출은 특정 한 회사의 성공이 아니라,
로보틱스 분야로 엄청난 수의 연구자와 개발자가 유입되면서 만들어내는 로봇 기술 전체의 매끄러운 지수적 발전

에서 발생할 것이다.

나는 이 거대한 집단 전체가 실패하는 쪽에 베팅하기보다는 그들의 집단적인 성공에 베팅하고 싶다.

수익은 결국,

“이 혼합물 속의 원자 하나가 시장 전체를 이길 것이다”

라는 이야기에 집착하는 사람보다는,

로보틱스 생태계 전체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나는 엔비디아(Nvidia)가 컴퓨팅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면서 그랬던 것처럼, 또는 Unitree가 휴머노이드 연구 생태계에서 해왔던 것처럼,

로보틱스라는 파이 자체를 키우는 기업들에게 엄청난 투자 수익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각주

1. 매끄러운 발전 곡선을 바꿀 수 있는 자유의지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으면 과장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거대한 추세들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1) 스마트폰과 AI조차 세계 GDP 그래프에서는 ‘스파이크’처럼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AI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세계를 바꾸는 기술이다.

그런데도 세계 GDP라는 거시적 그래프에서는 눈에 띄는 “급격한 돌출”조차 만들지 못한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 그리고 이후 미국 같은 최전선 경제의 실질 1인당 경제성장률은 대략 연 1.5~2%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이 복리 성장률은 놀랍게도 약 250년 동안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

2) AI 발전의 대부분은 결국 컴퓨트 증가에 의해 지배된다

지난 60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AI 논문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리치 서튼(Rich Sutton)의 **Bitter Lesson**이 이야기하듯,

지능 향상을 지배하는 것은 대체로 개별 인간의 영리한 아이디어보다는 알고리즘 탐색과 학습에 투입되는 컴퓨팅의 증가다.

신경망 스케일링 법칙은 이것을 좀 더 정량적으로 표현한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AI의 능력은 컴퓨트와 함께 증가한다.

3) 생산성 자체에도 ‘Bitter Lesson’이 존재한다

생산성, 즉 GDP 증가에 대해서도 일종의 Bitter Lesson이 존재한다.

생산성 증가는 상당 부분 1인당 에너지 투입량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

GDP와 에너지 소비량의 관계를 그려 보면, 과학적 혁신이나 “에너지 효율 향상 배수”의 영향조차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매끄러운 추세 속에 흡수되어 버린다.

물론 그 과정에서
  • 발명
  • 새로운 방법론
  • 핵심 인물
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충분히 멀리서 전체 역사를 바라보면,
생산성은 개별적인 발명 하나하나보다는 결국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었는가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라는 그림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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